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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oon's/Diary

다시 방콕, 그러나 마음은 불편해- 베트남 격리소 일기(3)

베트남에서 방콕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직접 궁금한 것을 담당자들에게 물어봐서 검역관들이 나를 다 기억할 것 같다. 얼마나 귀찮았을까...ㅎㅎ

 

방콕행 6시 비행기 좀 태워줘!! 제발...

 

6시 출발 비행기인데, 5시 20분까지 나와 딸은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보균자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대기하는 장소에 있었다. 여기 있는 것이 더 위험하겠다...

 

담당자들이 내가 비행기를 타고 다시 나가는 것을 잊은 것은 아닌지 몇번 확인했다. '엄청 가까우니 괜찮다. 갈 수 있다.' 이러면서 설득 아닌 설득을 하고 그러는 사이에 담당자가 퇴근(?)해버렸다. 그렇지 그들도 일이니 퇴근해야지...그러나 나는 불안하다!!!! 6시 비행기 탈 수 있냐 없냐!!

 

담당자가 '걱정마...^^;' 하고 퇴근한 사이 새로운 담당자가 우리를 보고 화장실도 그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도 못 하게 막았다. 너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열심히 국경을 높이고 관리하는 것은 알겠는데, 나는 6시에 비행기를 타야 한다!! 

 

마음이 급해진 나는 다시 바뀐 담당자들을 불러서 세웠다. "나 6시 비행기인데, 왜 안 보내줘?" 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 시간 5시 30분...

 

또 당황하는 담당자들... 또 무엇인가 서류를 확인하고 우리를 경유하는 통로를 통해서 국제선 출국장으로 안내해 줬다. 

휴...또 한시름 놓은 기분이다. 그리고 격리소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에 안도하게 되었다.

드디어 다시 방콕으로!!!

격리소가 어떻길래?

 

격리소의 다양한 수준이 있는데 좋은 곳은 호텔도 있다. 물론 아직 한국인 중에 호텔을 간 케이스는 단 한 번의 케이스이다. 그리고 학교 기숙사가 있는데, 학교 기숙사는 좋은 곳은 한국 기숙사보다 좋고 안 좋은 곳은 군부대 숙소와 비슷하다. 군대 훈련소 시설을 임시로 격리 시설로 쓰는 경우도 있다. 아시다시피 군인들이 지내는 곳은 일반적인 상황과 다르다. 병원 병실을 활용한 케이스도 있다.

 

물론 일반적인 격리소는 대한민국 남자로서 훈련소 4주만 다녀와도 충분히 견딜만한 곳이다. 에어컨 없고 모기가 좀 있는 것을 제외하면 베트남 정부의 제공하는 무상 숙식을 받을 수 있으며, 강제성은 없으나 점등과 소등 그리고 취침 기상 시간을 짜서 준다. 공용 샤워실과 화장실 등 기본적인 구성은 되어있다. 다만 시설마다 정돈된 수준과 시설의 편의성이 차이가 난다. 그리고 따뜻한 물로 샤워는 호텔이 아니면...불가능해 보인다.

격리소 맛보기 사진...자세한건 다음에...

수용소의 시설 평가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 뭐라고 하기 힘들지만, 굉장히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있고 이 정도면 다행이라는 분들도 있다. 그러므로 한가지 시선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면 안 된다. 특히 격양된 말로 다른 나라를 욕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한국어를 잘하는 베트남인 그리고 베트남어를 잘하는 한국인이 많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쓴 글이 다른 나라 말로 번역되어 공유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사건으로 피해는 보는 것은 해외에 있는 교민이라는 것을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번에 격리소에 수용되면 한국 사람들이 대단하다 느낀 것, 밤잠을 줄여가면 대응하는 영사님들과 특히 실행하는 베트남 한인회이다. 이분들은 잠이 없다. 새벽에도 답변이 오고 모니터링을 하는 것처럼 빠르고 신속하다. 그리고 최대한 교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그리고 격리되더라도 꼭 필요한 생필품과 음식을 도움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진짜 축복이다. 그리고 이런 움직임을 영사관에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안 되는 것도 풀어서 되게 해주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아이와 격리소에 오셔야 한다면 아이에게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시키고 오시라 하고 싶다. 여기는 최소한의 제공이지 일상에서의 편리함을 바라면 안 된다. 아이와 온다면 말리고 싶다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것을 고려하며 좋겠다. 물론 어떤 장소로 격리되는지 선택권이 없으니 운 좋게 좋은 곳에 간다면 격리 생활이 편해진다. 아니면...힘들다.

 

열이 나는 승객이 있습니다. 빨리 내리세요!!!!

 

최선의 선택인 방콕행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다. 승무원이 먼저 아이와 나를 안내해 주었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고 거의 모든 승객이 탑승을 마쳤을 때...

국내선, 국제선 할 것 없이 이제는 비행기가 제일 무섭다.

"누군가 열이나는 승객이 있습니다. 빨리 내리세요.!!"

라고 다급한 목소리로 승무원이 뛰어 들어왔다.

 

순간적으로 긴장하면서 내 몸에 열이 나는 듯했다. 일단 빠르게 다시 짐을 챙기고 아이를 데리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알코올 스프레이로 소독을 실시했다. 누군가의 눈치를 볼 상황이 아니었다. 다행히 우리 비행기는 아닌 것 같은데...그래도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고 다시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30분 정도 탑승이 지연되고 다시 탑승이 시작되었다. 확진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그 찜찜함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아이에게 마스크도 벗지 말고 우리 앉는 좌석을 셀프 소독하고 난 다음 매우 긴장된 상태로 방콕으로 향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2020년 3월 3일 일본인 승객이 호치민 공항에서 환승해 새벽에 일본으로 갔는데,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대기하고 있던 그곳에 옆으로 방호복을 입고 있던 사람들이 따로 분류하던 베트남항공 기장과 승무원 그리고 일본인 분들이 모두 그 격리 조치를 위해서 있었던 것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진짜...공항은 위험하다...)

 

방콕까지 우리는 그냥 기절하듯 또 이동했고 도착해 USim을 사고 아이의 요청을 들어주기로 했다.

 

콩콩이 찾아, 분실물 센터로...

 

우리는 무사히 방콕 비자를 받았다. 도착하자마자 나는 분실물 센터 찾았다. 아이는 콩콩이가 방콕에서 여행한다고 하니 공항 어딘가에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물론 자기가 어디에 인형을 두고 왔는지 정확하게 알아서 자꾸 출국장으로 가자고 했다. 여기가 아니라고 다른 곳이라고 그래서 공항을 한참 돌았다. 그래서 말을 좀 돌려서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나> 콩콩이가 공항에서 떠났는지 먼저 확인하자, 아마 여기 사람들이 작은 콩콩이가 움직이면 다들 보고 어디에 있는지 알거야...

<아이> 네, 그래요!

<나> 없으면 나중에 콩콩이가 혼자 여행하고 한국에 가서 지민이를 기다릴 꺼야...걱정하지마...

 

유실물센터에 방문해 아이의 인형을 잃어버린 위치와 어떤 모양인지 사진을 보여주며 혹시 발견된 것이 있는지 확인요청을 했다. 나는 당연히 없다고 할 것을 예상했지만, 역시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도 그런 분실물을 보지 못했다 한다. 아이는 이내 알아듣고 "없데?" 라고 나에게 물었다.

 

역시나 나중에 한국에서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양손에 총50kg정도되는 짐을 가지고 방콕 숙소로 향했다.

 

 

Info. 3월 6일부로 방콕도 여행자들을 2주간 격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곧 한국 여권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도 당분간 중단간하고 했다. 

        제 3국에 체류 후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는 국가도 점점 줄어들었다.

 

 

 

2020/03/30 - [Sgoon's/Diary] - 코로나19(COVID-19)의 직격탄은 내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1)

2020/03/31 - [Sgoon's/Diary] - 돌아 돌아 다시 한국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