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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Motorsport/Fun to Ride

[시승기]제주도에서 느낀 알페온!


9월 2일 제주도에서 진행된 알페온 런칭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알페온을 처음 접한 것은 2010년 북경모터쇼입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본 알페온 디자인이 한국 정서와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인테리어 디자인과 마감만 변경되고 거의 그대로 출시되었다고 보입니다. 일부 옵션이 제외되었습니다. 아! 휠 디자인도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비슷해 보이는 것은 당연히 뷰익 라크로스(Buick LaCrosse)가 중국에 君越(junyue)로 출시된 것이고 한국에서는 알페온(Alpheon)으로 출시된 것이니 당연히 크게 차이를 못 느끼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같이 알페온을 시승한 분 덕분에 GM 대우 알페온을 시승하는 시간에 대부분을 제가 운전대를 잡고 시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알페온 행사를 위해서 많은 장비를 준비했습니다. 주행 중 서스펜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도록 카메라를 장착했고, 드리프트 박스로 필요한 주행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이유는 느낀 것과 실제 데이터가 같은지 검증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가능하면 계속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이번 시승기의 일부 내용은 정밀 측정기의 결과를 참고하였습니다. 



1. 익스테리어
GM대우는 '글로벌 카'라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하나의 자동차를 현지에 맞춰서 GM에 소속된 회사 이름으로 출시를 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라세티 프리미어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가 세계각지로 판매되는 자동차입니다. 알페온도 비슷한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대신에 국내에서 개발해서 해외로 나간 것이 아니라 알페온은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을 현지화했다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미디어에서 공개된 것과 같이 실물도 육중한 차체를 시각적으로 잘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특징적이라면 크롬을 많이 사용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경쟁 차종에서도 크롬으로 익스테리어를 장식을 하고 있지만, 유달리 눈에 크롬이 띄는 이유는 보닛에 에어 덕트가 크롬이라 크롬을 더 많이 사용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실물에서 풍기는 고급스러움은 현재 TG 그랜저급 이상이라는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제네시스급과 경쟁하기엔 조금은 무리가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디자인은 국내 소비자를 위해서 파격적으로 바뀌었다 할 곳은 없으므로 조금 노력하시면 뷰익 라크로스로 변신도 쉽게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2. 인테리어
현대와 기아만 타던 분들에게는 생소한 헤드램프 스위치입니다. 수입차를 조금 접해본 분들에게는 익숙한 위치입니다. 라세티 프리미어도 같은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를 위해서 적용했다는 화이트 스테치가 인상적입니다. 물론 저 스테치로 팔 뒤꿈치가 살짝 쓸리는 고통을 맛볼 수도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이는 마감은 멋있었지만 직접 피부로 느끼는 마감은 썩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스테치가 피부 쓸림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래도 시각적인 스타일이 좋은 것은 인정합니다. 다른 문제점은 핸들의 그립감인데, 손이 착 감기는 느낌이 아니어서 다소 불편함이 있습니다.
알페온은 외부에서 보이는 크기에 비해서 실내 공간은 효율적이지 못 한편입니다. 특히나 각종 인테리어 마감이 차지하는 공간이 많이 큽니다. 그런 덕분인지 알페온의 주행 소음은 매우 조용합니다. 특히나 노면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습니다. 정차 중 전해지는 소음이나 진동도 잘 억제하고 있습니다. 
조용히 다니고 싶다면 알페온을 구매하는 것은 좋은 선택일 듯합니다.
알페온 인테리어의 볼륨감이 상당해서 운전석은 조금 좁다는 느낌이 듭니다. 뒷좌석의 공간이 궁금하여 의자를 최대한 뒤로 빼고 뒷좌석에 앉아보았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 같이 앞좌석을 최대한 뒤로 뺀다고 해서 뒷좌석이 무지 불편하거나 하지 않을 만큼 여유가 있습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앞좌석 등받이 뒤쪽 마감을 사람 다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살짝 굴곡을 주고 있는데, 두툼한 소파 같은 알페온 좌석 때문에 손해(?) 보는 공간을 조금이라도 확보하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건 제 추측입니다.) 
송풍구로 뒷좌석에서도 상쾌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뭐 요즘은 SM3에도 있으니 꼭 고급이라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콤팩트 준중형을 이야기하는 아반떼 MD에는 없으니, 체크할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뷰익 라크로스는 AWD 모델이 있어서 후륜으로 엔진 출력을 전달하기 위해서 프로펠러 샤프트(드라이브 샤프트 : 동력을 전달하는 축)가 지나가게 됩니다. 그러나 한국에 출시된 알페온에는 AWD 모델이 없지만, 원형이 뷰익 라크로스이기 때문에 뒷좌석 센터 터널[뒷좌석 발아래 가운데가 볼록하게 올라온 부분] 높이가 많이 높은 편입니다. 
GM대우 준대형차 알페온을 타는 분들에게 트렁크 공간은 체크는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입니다. 이유는 알페온급 자동차를 타는 분들이라면 골프백 하나 정도는 들고 다니실 것 같다는 나름의 추측 때문입니다. 물론 골프백을 안 들고 다니신다고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대형 우산을 놓고 찍어보았습니다. 준수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옆에서는 직접 사람이 알페온 트렁크에 납치(?)되었을 때 탈출하는 것은 연습(?)하고 있었는데요. 조금 마른 체구의 평균적인 신장인 성인 여성이 들어가는데, 그냥 쏙! 들어가는 것을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진짜 납치 하지는 마세요. ㅎㅎ 
뒷좌석을 폴딩해서 자전거와 같은 조금 크기가 큰 물건도 충분히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뒷좌석 센터 암레스트는 중국에서 본 모양과 같군요. 아마도 중국 모델을 기반으로 한국형을 조합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아주머니들이 선호하시는 실용적인 뒷좌석에서 트렁크 물건 꺼내기 신공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마치 해치백 자동차처럼요! 
알페온 최대 단점은 수납공간 부족입니다. 도어트림에는 간단한 서류 정도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그리고 뒷좌석의 가운데 2개씩 음료수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GM에 수납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보니 '컨셉이 다르다.'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글쎄요. 자동차의 덩치에 비해서 수납공간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으로 거론될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자동차 실내에 이것저것 많은 물건이 있는 것은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너무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는 조금 GM대우가 준비가 미흡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충분한 수납공간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직접 확인하시기를 권장합니다.
특이하게도 선글라스 케이스가 없습니다. 그냥 비워 놓으니 아쉽습니다. 실내 공간과 수납공간을 생각하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에게 편하게 디자인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불필요하게 물건이 이리저리 뒹구는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을 선호하고 특별히 여러 명 태워서 같이 다닐 일이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괜찮은 차라고 생각됩니다. 알페온의 좌석의 느낌은 편안한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소파의 느낌입니다. 

그리고 단점은...후방 카메라의 해상도입니다. (이건 꼭 개선해주세요...)
후방카메라라고 너무 믿지 말라는 것인지...아...그래도 개선해 주세요. ㅠㅠ

3. 파워트레인(마니아적인 성향 포함)
263마력 3.0 V6 직분사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매치되어 알페온을 움직입니다. 물론 기대했던 AWD가 적용되지 않은 것은 참 섭섭한 일이지만, 항상 국내 다른 브렌드보다 먼저 최신의 기술을 적용하는 GM대우자동차의 행보를 보면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도 준대형에 직분사 엔진 도입을 빠르게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이미 루머가 있습니다.) 10월 중순에 2.4리터 엔진도 출시한다고 하니 합리적인 가격에 알페온을 구매하고 싶은 분들은 조금만 기다리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오로지 달리 성능으로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운동성능은 참 궁금하기 때문에 직접 테스트를 조금 해보았습니다.
ESP를 켜둔 상태에서 알페온 제로백은 11.2초입니다. 이렇게 측정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대부분 사람은 ESP를 끄지 않고, 주행할 것입니다. 그래서 ESP를 켜둔 상태로 알페온의 제로백을 측정하였습니다. 정밀한 측정 장비로 나온 수치입니다. 저와 같은 장비로 다른 기자분이 측정한 자료를 보니 8.9초로 경쟁 차종보다 조금 느립니다. 사실 11.2초는 아반떼 MD로 측정한 최고 수치입니다. 그러나! 아반떼 MD는 성인 1명 탑승이고 알페온은 측정할 때 성인 2명이 탑승한 것을 고려하면 대략 10초대 중후반 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반떼 MD는 성인 2명 탑승시 12초를 중반을 기록합니다.

몇 초 차이가 나지 않아서 결과로 보면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서 조금 실망이긴 하지만 그래도 무거운 1.785톤의 차체를 생각하면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오르막을 등판하거나 평지에서 주행시 무거운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게 부드럽게 밀어주기 때문에 충분한 엔진이 적용되었다고 판단됩니다. 엔진 소음은 살짝 거친 느낌이지만, 일상 주행에는 조용하니 걱정할 부분은 아닙니다. 
6단 자동변속기는 시프트 업보다 시프트 다운은 많이 인색합니다. 최고 추정 7,000rpm[리미트]을 회전시킬 수 있고 시프트 다운은 4,000rpm부터 가능합니다. 대부분 자동변속기 자동차가 비슷한 시기에 변속이 되기는 하지만 더 여유 있게 rpm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약간 시프트 다운 rpm을 높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변속 속도는 느린 편입니다. 수동으로 변속하면 약 1초 정도 변속 지연이 있는 느낌입니다. rpm이 리미트를 가리키고 있더라도 자동을 변속이 되지 않습니다. 고급 자동차에서는 수동 모드를 쓰더라도 고 rpm에서 자동으로 변속이 되는 것이 더 좋지 않나 싶습니다. 평소 부드러운 주행에서 변속 충격은 준수한 편이지만, 감속 후 가속시 적정한 단수로 변경되고 가속되는 느낌은 크게 신경 쓰이는 수준은 아니지만 변속 충격이 조금 느껴지는 편입니다. 직결감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오히려 부드러운 주행에는 좋다고 생각됩니다.

연비는 제공된 정보로는 9.3리터라고 합니다. 실제 주행에서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조금 효율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승차감은 준수한 편입니다. 서스펜션 세팅이 부드럽지만, 상당히 딱딱한 느낌입니다. 작은 진동을 잘 걸러주지만 강한 진동은 제대로 서스펜션이나 타이어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그대로 운전자에게 전달을 합니다. 특히나 안 좋은 노면을 달리면 충분히 걸러주지 못하고 핸들이 돌아갈 만큼 그대로 진동을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편이라 마치 튜닝 서스펜션을 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세팅은 고속 주행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좋은 세팅입니다. 그러나 일상 주행에서 좋은 승차감을 원하면 조금은 맞지 않은 세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브레이크 성능은 적당한 수준입니다. 차체 기본 공차 중량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브레이킹을 할 때 느낌은 무게 때문에 밀린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추천한다면 브레이크는 조금 보강을 하는 것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그에 반해서 19인치 굿이어 타이어가 브레이크보다 조금 성능이 좋은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물론 좀 더 잘 서고 잘 달리고 싶다면 타이어도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되면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대우자동차 특유의 고속 주행안정감을 알페온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GM대우자동차 직원분들이 개선한 부분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군요. 특유의 대우차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다만, 고속주행시 핸들이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코너링하면서 느껴지는 알페온은 알페온의 기본적인 밸런스가 좋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거기다가 고속으로 코너링하면서 브레이킹을 해서 인위적으로 밸런스를 무너트리더라도 위화감 없이 안정적으로 제동과 주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행하면서 전체적인 움직임은 무게를 감안하면 차체 롤이 크다는 느낌은 크지 않습니다. 노이즈 다이브[정차시 자동차 앞이 내려가는 현상]나 스쿼트[가속시 자동차 앞이 올라가는 현상]도 잘 억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거운 차체를 감안해서 주행을 해야 하므로 안전운전을 필수입니다.
코너링시 움직임은 머리가 많이 무거운 느낌이지만 심각하게 프런트 헤비라는 느낌은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핸들링 느낌을 전달하고 다만 너무 무겁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시승한 자동차는 3.0 엔진이지만, 평소 과속을 즐기는 분이 아니라 편안한 주행을 하는 분이라면 2.4 엔진이 출시되는 10월에 알페온을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모든 사람이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주행 스타일에 맞춘 엔진 라인업을 선택하십시오.)


알페온은 준대형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나 취향 문제로 자동차 선택이 갈라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전의 대우자동차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었던 중장년층에게 반응이 좋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현재 출시된 경쟁 차종에서 알페온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감성에서 충족되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좋은 준대형 자동차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무엇인가 전체적인 균형이 맞지 않는 듯한 세팅과 수납공간에 대한 부분은 조금 개선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최근 GM대우자동차는 기본기가 좋은 글로벌 플랫폼 자동차를 만들어 국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만 다소 부족해 보이는 현지화는 아쉬움입니다. 

이웃 나라 중국에서 출시된 알페온 가격을 생각하면 국내 출시된 알페온의 가격은 상당히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현제 환율로 1,000만원 이상 차이남) 아마 중국에 비슷하게 내놓았다면 더 인기를 끌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옵션에서 조금 차이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