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 & Motorsport/Fun to Ride

BMW 120d, 그 운전의 즐거움.

안녕하세요? 필진 스미노프 입니다. 발렌타인데이는 잘 보내셨는지요?
최근 운 좋게도 BMW의 120d를 시승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 시내도로, 동부간선도로, 외곽순환 고속도로, 경기도 양주시 일대 국도 주변에서 120d를 느껴보았습니다. 격한 산길 도로를 제외하고는 다양한 조건에서 운전해볼 수 있었습니다.

BMW 1-series는 1 이라는 이름이 나타내듯 작은차, 그러면서도 BMW의 개성이 잘 살아있는 차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세대가 지나면서 지금의3-series는 크기가 많이 커졌습니다만 1-Series는 과거의 소형차 급이었던 E30(1982~1994)시절의 3-series 차 크기와 거의 같습니다. E30은 세부 모델별로 차이는 있지만 세단기준으로 길이가 4,450mm 입니다. 현재 E82 1-series coupe는 4,360mm 입니다. 90mm의 차이는 있지만 E30에도 길이가 더 짧은 쿠페 모델도 있었으니, BMW에서 의도한 차 크기는 옛날 3-series의 크기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크기는 신형 엑센트 정도입니다."라고 말씀드린다면, 크기에 대해서는 쉽게 가늠하실거라 믿습니다.
작지만 BMW의 개성있는 외관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BMW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앞부분 모습,
두 개의 원이 배치된 해드램프는 이 차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실히 알려줍니다.
옆 모습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지만 아랫부분의 곡면과 곡선이 역동적인 모습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뒷모습 역시 BMW의 특징이 잘 드러나있고 존재감 있는 뒤 휀더가 이 차의 특징을 잘 드러냅니다. 현재 신차로 살 수 있는 차 중에 이 체급에서 후륜구동 차량은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120d. 1시리즈, 2000cc 디젤엔진 차량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내는 차분한 느낌이며 금속과 우레탄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입니다.
앞좌석은 크지는 않지만 모자라지 않습니다. 그러나 뒷좌석의 공간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꼭 사람을 태워야한다면 160cm 이하의 사람이 타는것이 좋습니다. 바로 앉으면 머리 공간에 여유가 그다지 없고, 다리공간 역시 작은 크기에서 오는 한계로 넓지 못합니다. 차가 작은만큼 큰 트렁크, 넘치는 수납공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주행느낌은 "Sheer Driving Pleasure" 그대로 입니다. 디젤 엔진이지만 반응이 대단히 좋고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이 매우 훌륭합니다. 운전하는 내내 변속기의 변속패턴이 갑갑하거나 멍청한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수동변속기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정도로 제 마음에 들었던 자동변속기는 정말 드물었습니다. 최고 출력 177ps, 최대 토크 35.7kg.m의 터보디젤엔진은 1,500kg의 자체를 끌기에 충분한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사실 공차중량이 1,420kg이지만 운전자가 탑승하면 거의 1,500kg이 되니까요. 크기에 비해서 가볍다고는 할 수 없지만 1500~2000rpm만 써도 힘이 충분해서 차량의 무게는 잊게 됩니다. 단, 디젤이라서 회전한계가 빨리 찾아오기 떄문에 진지하게 가속하면 처음처럼 흥얼흥얼 하는 기분은 들지 않습니다.
하체는 전체적으로 단단하게 잘 조여져 있습니다. 하체만 그런것이 아니고 스티어링, 브레이크, 가속페달, 현가장치의 반응 전부 타이트하게 맞물려 있습니다. 빠르게 요철을 잡아내며 노면을 잡는 느낌이 좋습니다. 50:50의 무게배분은, 단순히 수치로만 다가오는 것이 아닙니다. 회두성이 상당히 좋고 그에 맞춰서 뒤 쪽 역시 같이 잘 움직입니다. 앞이 가니까 뒤가 따라오는게 아니라 제 조작에 맞춰서 차 전체가 따라주는 느낌입니다. 초고속 영역으로 갈수록 전해오는 안정감에 놀라게 됩니다. 이런 부분 만큼은 독일 메이커가 다른 메이커에 비해서 여전히 가지고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전하는 기쁨은 확실히 보장합니다만, 운전하는 기쁨이 편안함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단한 승차감은 저속주행과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시내주행에서 장시간 운전시 피곤함을 더하고 조수석에 앉은 사람은 그럭저럭 참을만 하지만 뒷 좌석에 앉은 사람은 빠른 반응에 불편한 느낌을 호소했습니다.
 잘 만들어진 소형 차체에 탄탄한 하체, 훌륭한 무게배분을 가지고,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후륜구동으로 정말로 운전이 즐거워서 "잘 만들었구나"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하고도 남은 120d 였습니다.

ps. 뒤에 한참 앉았던 어떤 분께선 "(평소에는) 거지같지만 *00km/h로 달리면 괜찮아." 라고...
동승자가 승차감에 대해 불평한다면 특정속도에 근접하게 달리세요. 단, 실제의 교통법규는 준수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