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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Motorsport/자동차 관련 이야기

메이커 지정 정비소에서 듣기 싫은 말!


새 자동차를 사면 보증수리라는 것을 자동차 회사에서 제공합니다. 보증수리는 자동차 회사의 이미지를 형성하는 주요한 요건이 되는 부분으로 서비스 품질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지만,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사업소와 좀 친해져야 할 일이 생겨서 제발 이런 말은 그만 좀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번 정리해봅니다.

1. 그거요? 원래 그래요!

아마 자동차 정비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은 이 말을 들으면 마냥 답답하기만 하실 겁니다.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들도 정비 엔지니어분이 이렇게 말하면 당황하거든요. 

어떤 문제가 원래 그런 것은 없습니다. 

고객이 잘 모른다고 원래 그렇다고 이야기하고 대충 넘어가기 위해서 하는 말은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원래 그래요.'가 아니라 '확인해보니 이런 부분 때문에 생긴 문제입니다. 우리가 이런 작업을 해볼 테니 양해 부탁합니다.' 아니면 차라리 '잘 모르겠습니다. 좀 더 알아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와 같은 반응이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과연 그런 날이 올까...

2. 전체를 교환해야 합니다.

저렴하게 정비를 하기 원하는 분들에게는 가장 열나는 이야기이죠. 
(으잉? 뭔데 다 교환하래!!) 
정비를 하면서 가장 쉽게 접하는 말인데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시간적인 문제입니다. 작은 부분을 교환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일단 띄어 내야 하는 경우 차라리 전체 부품을 교환하면 작업이 훨씬 쉬워집니다. 즉, 시간상으로 많이 절약되고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정비가 더 많아지게 되죠. 

네 인정은 합니다. 장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요. 

사실 작은 부분을 교환하는 공임과 전체를 교환하는 공임은 거의 비슷합니다. (정식 공임을 청구할 경우) 그래도 부품비용이 절감되면 자동차를 수리하는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것이 좋은 경우가 많으니 전체를 교환했을 때에 장단점을 일단 이야기해주고 작은 부분만 교환했을 때 장단점도 같이 알려주면서 고객에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줘야 할 겁니다. 

3. 손님이 민감하시네요. (손님이 잘 못했다고 하기!)

손님이 잘못했는데 고쳐달라고 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일부 소비자가 있는건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순수하게 문제가 되는 것을 고치로 온 사람을 의심하지 마세요. 

실제로 제 포르테 쿱R도 사업소에 입고하고 맵핑이니 뭐니 이런 소리를 해서 상당히 화가난 경험이 있습니다. 아시다 싶이 원메이크전 차량은 맵핑하지 않습니다. 결국은 자기들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저를 의심했더군요. 참나...

갑자기 없는 잡소리가 생기거나 자동차에 이상이 생겨서 왔는데, 손님이 괜히 민감하다고 이야기하는 예도 있습니다. 
결국은 손님이 이상하다는 이야기죠. 무슨 말입니까! 손님이 이상하다고 하면 왜 그런지 알아보고 충분히 고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고 전달해줘야 하는 것도 정비 엔지니어의 일입니다. 

그리고 정비 엔지니어는 우리는 알 수 없으니 못 고쳐준다. 이러는 경우가 많죠. 
괜히 전문가를 찾아가서 수리를 의뢰하나요? 
자신들이 하기 귀찮거나 모르겠으면 고객 탓으로 돌리는 관행 이제는 없어져야 합니다.

차리리 모르겠으면 모른다고 하고 더 나은 정비소를 소개해주거나,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괜한 소비자 핑계 대지 마시고요.

이제는 정비 엔지니어도 서비스 마인드가 있어야 하는 시대입니다. 자동차를 팔 때에는 영업 서비스를 하는 분들이 회사의 이미지를 형성하지만, 자동차라 팔리고 나면 정비소에 있는 정비 엔지니어분이 자동차 회사의 이미지를 형성합니다. 회사에서 아무리 좋은 이미지를 위해서 형성해도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 잘하지 못한다면 이미지가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새 자동차를 구매하기 위해서 알아보니 어떤 수입차 판매원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가서 자동차를 가지고 간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수리하는 동안 사용할 자동차를 제공한 다음 자동차를 가지고 가서 수리를 깔끔하게 해서 온다고 합니다. 만약에 정비 엔지니어에게 영업 마인드 교육이 안 된다면 차라리 고객 AS 차량 픽업만 전담하는 조직을 만들어서 고객들이 좋은 이미지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겁니다. 

앞으로는 사람들이 항상 듣는 대답이 점점 사라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P.S: 모든 정비 엔지니어분이 영업 마인드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