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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Motorsport/자동차 관련 이야기

쉐보레 언제까지 기본만 좋은 차 할래?


많은 자동차 소비자가 쉐보레(구 GM대우자동차)에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한지붕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를 견제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발전과 더 많은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소비자의 생각입니다. 간단하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외면하면 되는데도 소비자들이 이슈를 제기하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쉐보레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속으로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싸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소비자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쉐보레가 국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긍정적입니다.

아마도 GM코리아의 쉐보레 브랜드 알리기는 소비자의 관심 덕분에 조금 더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미 하늘에 많이 걸려 있습니다.ㅋㅋ) 지금까지 많은 블로거나 기자분들이 기존 GM대우자동차를 평가할 때 '기본이 좋은 차!' 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평가는 쉐보레로 바뀐 지금도 상품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므로 여전히 따라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이 좋은 차다!' 말 속에 숨어 있는 의미...

표면적으로 보면 상당히 좋은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살짝 시각을 바꾸어서 보면 기본은 좋은데, 다른 부분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생략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차! 이런 것을 이야기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겁니다. 

사람에 따라 자동차의 기본이라는 의미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휠 타이어나 엔진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보통 기본기가 좋다는 것은 자동차 보디와 서스펜션을 이야기합니다. 지금까지 쉐보레 자동차를 타보면 기본적인 보디 강성과 서스펜션은 항상 기대보다 위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기본이 좋은 차라고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항상 느끼는 패키징은.....
국내 소비자들이 까다롭습니다. 그저 기본만 좋은 차를 원하는 것이 아니죠. 특히 국산 차에 대해서는 말입니다. 
승차감은 부드러우면서 뛰어난 코너링 능력을 갖춘 차!
출력이 좋으면서 연비도 좋은 차!
작은 차에도 깔끔하고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하는 차!
안정감 있으면서 조용한 차!
고장이 잘 나지 않는 내구성과 수리비도 저렴한 차!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풍부한 차! 등 
많은 부분에 만족이 되어야 비로소 좋은 차(? : 지금까지 안 좋은 차라는 이야기 아님)로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다 맞추기 위해서는 제조사는 무엇인가를 포기해야 하지만 소비자들은 포기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여담이지만 일부 자동차는 브랜드와 디자인만으로 인정을 받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참 알다가도 모를 국내 자동차 소비자 심리입니다.)

소비자가 바라는 것은 결국 기본은 당연히 좋아야 하고 그 외에 부가적인 것까지 만족을 가능한 자동차입니다. 

그런데 적극적으로 국내시장 공략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쉐보레가 여전히 고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쉐보레 신차 발표회에서 필진이 참가 후 제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의견을 듣는 것은 적극적이나 분석을 잘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쉐보레가 생각한 한국 소비자의 요구"와 "실제로 한국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에는 거리가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소형차에 바라는 것과 준중형, 중형, 대형차에 기대하는 것이 상당히 다릅니다. 
"승차감이 좋은 차를 원한다."라고 표현은 하지만 정말 그 말에는 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자면, 대형차에서 요구하는 편안함이 '힘도 좋고 느긋한 가속페달 반응과 엔진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이라면, 소형차에서 요구하는 편안함은 '시내에서 택시를 훌륭하게 블로킹(?)할 수 있을 만한 민첩한 응답성'일 수 있습니다. 표현은 같지만 다른 의미죠. (설문이나 소비자에게 질문을 유도하는 방법이 틀렸을지도...) 

예전에 제가 일반인 시승기를 진행할 때 느낀 것은 '설마 자동차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설마 느끼겠어?'가 아니라 자동차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표현은 하지 않을 뿐 너무 잘 느끼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냥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뿐이죠. 아마 쉐보레가 파악하는 국내 소비자의 요구사항은 많은 소비자의 의견이 모여서 간략한 보고서에 보고되다 보니 일부 디테일한 의견은 빠지고 전달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쉐보레는 '기본이 좋은 자동차다!' 이 말을 듣고 웃고만 있었다면 쉐보레 정신 차려야 할 것입니다. 
국내에서 쉐보레와 경쟁하는 다른 자동차 회사 자동차를 한번 둘러보세요. 이미 전반적으로 상향 평균화되어 기본만 가지고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브랜드만 바꾸면 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얼마 전 비교한 알페온과 그랜저 5G에서 느끼는 것은 둘 다 기본기는 좋은데, 파워트레인과 옵션 패키징은 도저히 쉐보레가 너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옵션 항목이 아니라 소비자가 느끼는 감성적인 편의도 아직 쉐보레는 경쟁사를 따라가기에 조금 부족함이 있어 보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기본적인 자동차의 조건 외에 부가적인 편의와 만족감을 쉐보레가 제공해줘야 소비자들이 쉐보레를 다시 보지 않을까요.
<사진은 www.doksulga.com의 Kdrive님 사진>

쉐보레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쉐보레에 찬물을 끼얹는 포스팅일지 몰라도 이제 새로운 시작이니 얼마든지 새로운 시도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소비자들이 쉐보레에 바라는 것도 많고 이야기하는 것이 많다는 것은 관심의 표현입니다. 이런 점에서 쉐보레는 이미 많은 부분을 얻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소비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회사의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제부터라도 나름 특수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이제는 기본도 좋고 다른 것도 좋은 쉐보레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 속에 활짝 웃고 있는 쉐보레 아카몬 사장님처럼 많은 소비자가 주차장에 있는 쉐보레를 보고 웃을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제목은 반항적이지만 내용은 해피엔딩?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