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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oon's/Garage

굴러갈 만큼만 정비하는 렌터카...3년이 지난 결과는? [엔진오일 너무 자주 갈지 않아도 되더라...]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렌터카 쏘울, 승용 디젤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특히나 파격적인 장기 렌트 가격에 있던 아반떼 HD 디젤을 팔고 갈아타게 되었는데요. 렌터카를 이용하면서 자동차 정비 기준에 대해서 조금 의아했습니다. 특히 일반적으로 메이커에서 권장하는 정비 및 점검 주기보다 훨씬 더 많은 거리 또는 시간 동안 정비를 하지 않고 거의 굴러갈 만큼만 정비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제게는 나름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정말 메이커에서 굴러갈 만큼 정비를 해주면 어떻게 되는지 관찰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충격적인 K자동차 렌터카 관리 기준...

렌터카를 처음 계약할 때 기존 내 자동차라고 생각하고 관리하던 것과 너무나 다른! 기준을 가지고 교환시기에 교환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헐~' 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길들이기 오일 교환은 없음, 디젤 엔진에 주행 스타일과 상관없이 순정 오일로 7,000km 이상 주행 후 교환, 미션 오일은 40,000km 이상일 때 교환, 각종 소모품은 '불안한데? 수준이 아니라 버려야 해! 라는 기준이 될 때 교환!' 간략하게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보통 우리가 신차를 사면 길들이기 후 오일 교환과 순정 오일보다 합성유, 만약 합성유가 아니라면 순정 오일을 무조건 자주 갈이야 한다! 등 나름 내 차를 잘 관리하는 위한 방법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사실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렌터카 회사에서 제시하는 기준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K자동차 렌터카이기에 이런 기준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겠죠.

▷ 자동차는 우리 생각보다 튼튼하다.

제가 3년 동안 쏘울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면서 상당히 가혹한 주행을 많이 했습니다. 장거리 주행을 밥 먹듯이 하고 무거운 짐을 옮기고 노면과 상관없이 열심히 달리기까지...;; 그런데 관리는 렌터카 기준으로 했으니 뭐 가혹한 상황을 3년 동안 겪은 자동차라 보시면 됩니다. 주행거리가 120,000km를 초과하고 있고 여전히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 녀석 덕분에 정말 편하게 3년 동안 자동차를 이용했지요. 렌터카 비용 그 이상으로 가치를 뽑아냈죠. ㅋ(4월 초에 반납입니다. ^^)

정비한 내용을 K자동차 서비스에 가면 다 뽑아낼 수 있는데, 정말 저렴하게 관리했다 싶습니다. 물론 중간에 혼유 사고로 연료 라인을 모두 바꾸는 일도 있었는데, 혼유 사고 나면 제대로 수리한다면 300만원 이상 든다는 것을 알았죠. ^^ ㅋ

어찌 되었든 지금 쏘울 디젤을 타면서 느끼는 것은 하체 부품들이 헐렁해지는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아직은 쓸만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터빈이 나가서 고생하거나 그러지도 않았고 조금 오일이 비치고 약간의 소음이 있지만, 가속력이 떨어지거나 변속기가 말썽을 일으켜 문제가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다들 걱정하는 커먼레일에 최대의 적! 수분...;; 연료 라인 풀로 교환했을 때 같이 연료 필터가 교환되면서 특별히 수분제거 작업이나 연료 필터 걱정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주행거리가 상당히 많거나 수분경고등이 떠야 교체해주기 때문에 진짜 어디까지 관리 안 해도 되나를 시험한 기분입니다.

약간 가속력이 떨어지고 소음과 진동이 늘어난 것을 느끼지만 아마 12만km 이상 주행한 자동차라면 어느 정도 성능상 그리고 차량의 각종 부싱이나 보디에서 스트레스로 잡소리와 진동이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대충 관리한 것과 잘~~ 관리한 것과 아주! 자아알~~ 관리한 상태와 비교하면 들어가는 비용대비 상태로 보면 그냥 대충 관리한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그렇게 걱정하는 자동차는 너무 튼튼하다는 사실....

▷ 너무 과도한 정비로 후회하지 말자...

자동차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들 특히나 무엇인가 고장이라도 날까 매일 조이고 닦으면서 관리하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로 자동차가 사람을 고용한 것인지 사람이 자동차를 사서 이용하는 것인지 모르는 상태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편한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자동차를 철저하게 관리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지만 장기렌터카를 경험하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평소에 데일리카로 사용하는 자동차는 필요한 부분만 정비하고 보통 아주 심각한 증상이 아닌 소소한 문제점은 국산 자동차라면 어디서든 일정 수준 이상의 정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진짜 사고 없이 잘 굴러다닐 수준으로 정비해야겠다고 말이죠. 거기다가 외관도 그리 신경 쓰지 안게 되더군요. 차체에 작은 상처는 그냥 무시하고 나중에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더 저렴하더군요.;;; (대게 비슷한 부위에 상처가 나서 ㅡㅡ;) 

지금도 불필요하게 과도한 정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오일관련 제품은 아까울 정도로 과도한 정비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오일을 교환을 안 하면 어쩌고저쩌고 하지만, 우리 부모님께서 자동차를 관리하는 것을 보십시오. 아니면 주변에 자동차에 그리 관심이 많지 않은 분들... 대충 해서 잘 다닙니다. 그렇게 한다고 자동차를 오래 사용 못 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나름 가혹 주행을 한다는 분들은 다른 생각을 가지겠지만...정말 디젤 쏘울을 어떻게 다녔는지 오프라인에서 이야기하면 ㄷㄷㄷ 하실 겁니다. 그래도 멀쩡하더군요. 어차피 나머지 부분은 오일이 문제가 아니라 부싱이 오래돼서 교환하거나 차체 노후화로 생기는 잡소리가 있을 뿐입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세월이 지나면 꾸준히 부품을 교환하고 관리해야 하는데, 일반도로에서 다른 자동차보다 조금 출력이 떨어졌거나 반응이 아주 미세하게 차이가 난다고 해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연비도 오일교환 전후를 비교해서 그리 차이가 없기도 하고요. (아주 약간 정말 무시할 수준.)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자동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분들이 주변에 그냥 대충 잘 관리하고 다니는 분들에게 불필요한 정비를 강요 아닌 강요를 하는 것을 우려해서입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는 분들은 열심히 잘 관리하시고 주변에 대충 잘 타고 다니는 분들에게는 그렇게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자동차가 주는 가치가 다르므로 내가 열심히 관리한다고 다른 사람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틀린 것이니까요. 

P.S : 굴러갈 만큼 정비한다는 이야기에 정확한 정의는 아마도 정기적인 점검 시기 전에는 차량이 고장 나지 않을 정도로 정비한다는 의미도 되는 것 같습니다. 어차피 그전에 고장 나지 않는다면 전혀 안전운전에 지장이 없으니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