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r & Motorsport/Fun to Ride

[시승기] 말리부에는 2.4가 더 잘 어울린다. 2.0 모델에 아쉬움을 전하며....

말리부 런칭 행사 때부터 2.4 리터 엔진이 올라간 말리부를 타고 싶다는 이야기를 지인을 통해 어필을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더 호응이 좋을 2.0리터 엔진이 우선이라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많이 사는 모델은 바로 2.0리터 엔진이 올라간 말리부가 더 많이 홍보가 되어야 했었죠. 하지만! 그냥 기본적인 성능으로는 상당히 경쟁사보다 밀리는 상태라 아무리 탄탄한 하체를 가지고 있더라도 2% 아쉬운 출력에 대해서는 상당히 고민하게 하는 말리부 2.0 였습니다. 

이번에는 그렇게 기대하던 말리부 2.4 모델을 시승해봤습니다.

부산에서 즐긴 말리부의 코너링은 말리부 2.4를 시승차를 기다리면서 제대로 느껴봅시다! 이러고 있었거든요. 아쉽게도 지난번 말리부 2.0 모델은 확실한 기본은 느끼지만 차가 엔진의 출력을 너무 완벽하게 커버하고 있는 상황이라 더 높은 영역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참 궁금했었습니다. (;;; 말리부 2.0은 더 밀어붙이고 싶어도 가속이...헙...!!! )

▷ 듀얼 머플러가 말리부 2.4를 구분하는 포인트!

말리부 2.4는 2.0 모델과 비교하여 외관에서 보이는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은 저렴하게 말리부 2.0을 사서 2.4처럼 꾸미고 싶은 분들에게는 참 좋은 점이지만 정박 말리부 2.4를 타시는 분들은 아쉽게 느껴질 것 같군요. 제가 시승한 모델이 둘 다 풀옵션이기 때문에 사실 실내에서 느껴지는 차이점은 거의 없습니다. 디테일하게 옵션에 대한 부분을 언급하고 싶긴 하지만, 밀린 포스팅 관계 살짝 넘어갑니다. 실내 디자인은 말리부 2.0 시승기를 검색해서 보시길 강추!

사진에서 듀얼 머플러가 정확히 나오지 않아서...사진 한장 더!!

말리부 2.0에는 사진에서 보이는 머플러 구멍을 볼 수 없습니다. 2.4 모델에서만 볼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스포티한 느낌을 좋아해서 그런지 듀얼 머플러가 보이는 것이 말리부에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 듬직한 차체를 경쾌하게 움직이는 2.4 리터 말리부 엔진!

말리부 2.0은 무조건 심장병으로 부르기에는 나름 준수한 가속 성능을 제공합니다. 물론 2.0 동급 중형차와 비교하면 아쉽지만 말이죠. 대부분 풀 가속을 즐기기보다는 적당히 가속되고 적당히 스트레스 없을 정도로 추월이 될 수준이면 괜찮은 수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글을 읽고 무슨 X소리야 하는 분을 제외하면 만족하시겠죠? ㅋㅋ)

그러나 위에서 제외된 분들도 2.4 모델을 타보시면 바로 이건 괜찮군! 이라고 반응하실 겁니다. 

말리부 2.0은 가속은 되는데, 뭔가 맥이 빼진 느낌입니다. 그러나 말리부 2.4는 확실히 뭔가 뼈가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운전자가 몸으로 체감하는 토크감이 다릅니다. 정작 속도가 올라가는 것은 같아도 운전자가 느끼기에 체감하는 자동차 파워라고 느낄 수 있는 토크감은 엔진이 바뀌면서 사람들이 즉시 체감하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가속만 신 나게 되는 것이 아닌 넉넉한 토크가 느껴지면 왠지 모를 듬직함이 운전자에게 전달된다고 저는 표현하고 싶군요. (말리부 2.4가 토크가 가장 좋다는 이야기는 아님)


일상적으로 자주 접하는 60~80km/h의 도로에서 말리부 2.0과 2.4는 크게 차이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속도가 높아질 질수록 가속 페달을 조절해야 하는 양이 달라지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하게 되고 특히 고속주행에서 가·감속 그리고 추월 등 자동차의 절대적인 성능이 중요시되는 상황이 되면 그 차이는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쉽게 이해를 돕기 위해서 그래프로 가속 성능을 비교해 드리면 설명 없이도 아!!! 이러실 겁니다.
<말리부 2.4 제로백 9.65초 (파랑), 말리부 2.0 제로백 11.16초 (빨강)>

제가 측정한 기록 중 가장 좋은 기준으로 말리부 2.0과 2.4를 비교하면 제로백 상으로는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매우 급한 상황에서 약 2.5초는 엄청나게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상적인 주행에서 이 기록이 체감적으로 확! 느낄 차이는 아닙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확실히 차이가 느껴지는 구간을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말리부 2.4 파랑, 말리부 2.0 빨강>

100~180km/h까지 가속되는 시간을 측정한 부분입니다. 측정한 위치가 같은 장소가 아니므로 절대적인 비교로 보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 차이가 심하다는 것은 확실히 볼 수 있는 정도입니다. 특히나 사람들이 이야기한 150km/h 이후에서 보이는 말리부 2.0의 더딘 가속력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중간에 끊어진 것은 GPS 오류) 말리부 2.4는 약 200km/h 까지 꾸준히 가속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말리부 2.4는 속도 영역과 상관없이 웬만큼 가속해야 할 상황에서 답답함이 없을 정도로 힘이 충분하게 느껴집니다.

고속에서 답답함이 싫고 말리부를 구매하고 싶으시다면 2.4가 더 나은 대안입니다. 

개인적으로 단순 성능 기록만 보면 아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측정한 수치에서 11초대 제로백이 나오는 정도면 대부분 운전자는 만족스럽다고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100km/h 이상으로 다니는 경우가 적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물론 더 빠르면 좋겠죠!)

말리부 2.0에서도 이야기한 개선된 변속기는 시내주행에서 굼뜨는 느낌을 개선했습니다. 막히는 도심에서도 마치 현대기아자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으로 해도 답답함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넉넉한 엔진 힘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어 비를 조절하고 토크컨버터의 락업클러치가 더 적극적으로 동작해 연비 개선 효과를 거두도록 수정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변속 충격은 살짝 늘었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변속 충격은 대부분 저속에서 자주 느낍니다.) 

정확한 측정은 하지 않았지만 소위 자동차를 잘 안다는 사람이 아닌 일반적인 운전자에게 말리부 고속도로 주행과 시내 주행을 부탁했었는데, 트립으로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4km 정도, 시내에서는 9km 정도의 연비를 보여주었습니다. 말리부 2.0보다 체감 연비가 좋더군요. 이럴 수가 ㅠㅠ (제가 고속도로에서 그냥저냥 쏘고 다니면서 올라오니 리터당 12km 정도 나오니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 말리부의 진가는 역시나 코너링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시승 해보지 않아도 쉐보레 자동차는 코너링이 좋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모든 쉐보레 차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고요. 일단 코너링을 좋아하고 즐기는 분들에게 상당히 특화된 느낌이 드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정도가 반드시 경쟁사 대비 뛰어나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 못된 것이니 어느 정도 걸러서 들으십시오. 때로는 강점이 코너링밖에 없어서 그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말리부 2.0을 시승하고 탄탄한 하체를 칭찬했습니다. 네, 상당히 중형에서 느끼기 어려운 탄탄함이 드라이빙 재미는 운전자에게 전달해 주었고 인위적으로 자세를 무너트리도록 하고 다시 잡아내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느낌을 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나 진짜 코너링이 좋다고 느끼는 차는 올란도! 사실 말리부 2.4는 올란도 2.0 디젤 모델보다 조금 개인적인 기분에서 부족합니다. (ㅋㅋㅋ 제 취향이니 패스!)

어찌 되었든 말리부는 광고에서 코너링에서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은 인정할 만한 수준입니다. 특히나 강변북로, 올림픽대로 같이 고속화 도로지만 구불구불하고 노면이 안 좋은 곳에서 안정적인 하체는 확실히 진가를 발휘합니다. 일전에 15개 차종을 비교 시승할 때 느낌 것도 핸들링 느낌 하나는 확실히 甲이라고 할 수 있겠다는 평가였으니 말이죠. 

조금 마니아를 위한 설명을 더하자면 핸들링에 따른 엉덩이가 움직임이 상당히 민감합니다. 덕분에 차가 언더스티어 성향이 줄어들었고 뉴트럴스티어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연스러운 약한 오버스티어 성향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덕분에 스포츠 드라이빙을 하기에는 정말 최적의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팅으로 잃는 부분도 있는데, 고속 크루징시 안정감입니다. 오히려 고속으로 크루징할 대에는 코너링을 위한 세팅 때문에 피곤할 수도 있죠. 비슷한 느낌을 제공한 알페온 2.4도 있는데, 제원상 판단할 수 있는 수치에서도 알페온은 상대적으로 코너링이 불리하겠지만, 고속 크루징에서는 오히려 말리부보다 안정적인 느낌이 들게 되어 있습니다. 

말리부는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엔 살짝 레이서들이 좋아할 만한 세팅입니다. 아마 와인딩을 하거나 서킷과 같은 곳에서 말리부를 탄다면 감동의 도가니가 몰려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만큼 코너링이 안정적이고 코너링에 최적화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대신에 일반적인 운전자에게는 저속에서는 좋은 느낌이 들지만 고속에서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는 아래에서 좀 더 설명할 것입니다.

앞서 말한 상대적인 고속에서 불안함은 말리부의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적응하고 나면 좋긴 함)

말리부는 100km/h 이상에서는 조금 불안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핸들링에 대한 자동차 리어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너무 민감하게 되어 있어서 처음 말리부를 운전하는 분들은 조금 무섭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리니어한 움직임이 아니라 초기에 확! 리어가 움직이고 안정적으로 버티는 느낌이죠. 이런 느낌은 서킷에서 차를 타는 분들은 좋아할 수밖에 없는 느낌입니다. 빠르게 뒤가 빠져주고 듬직하게 버티니 열심히 가속페달을 밟을 수 있으니 말이죠. 100km/h 이하에서는 세단치고 상당히 즐거운 핸들링을 선사하는 반면,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리어의 움직임이 더 민감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전자에게는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조금 적응하고 나면 오히려 핸들링이 좋은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으로 미리 지적하고 알려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적응하면 오히려 운전이 편하죠.)

기본 성향 자체가 뒤가 가볍게 움직이는 것은 2.0이나 2.4나 동일합니다. 하지만 말리부 2.0보다 2.4에는 조금 더 강하게 느껴지는군요. (60kg 정도 공차 중량이 증가한 것이 앞쪽으로 ?? ㅋ) 어쩌면 출력이 좋아 더 빨리 달리는 상황을 자주 접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인 서스펜션 세팅 수준은 높으나 아직 약간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 것은 아쉬움이군요.
아마 다 좋았다면...쉐빠 인증할 뻔...

▷ 시크릿큐브 만족스럽지만, 열처리는 신경 써야...

말리부를 타고 장거리 운행과 평소 출퇴근 그리고 여가를 함께하면서 전반적인 만족감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특히나 장시가 운전하더라도 시트에서 오는 편안함은 알페온보다 더 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만족스러운 수준입니다. (실내 소음은 알페온보다는 조금 떨어지더군요.) 그리고 각종 수납공간 또한 나름 세심한 배려가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배려에서 조금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데, 시크릿큐브 안쪽의 열입니다.

여성분들은 자동차 안에 많은 액세서리 그리고 화장품 또는 껌, 사탕 등 다양한 물건을 두는데, 딱 보기에는 시크릿큐브가 매력인 장소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열에 약한 물건을 두면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장시간 주행하면서 물건을 보관하니 너무 뜨겁게 느껴질 정도로 열이 오르기도 하더군요. 나름 광고를 하면서 중요한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는 부분이니만큼 좀 더 신경 써서 처리해야 하지 않았나 싶군요. 

구조적으로 어떻게;;; DIY로 처리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이공 ㅡㅡ;

어찌 되었든 제가 느껴본 말리부 2.0과 2.4 모델은 둘 다 옵션이 충분한 모델이고 특히 각종 수납공간에 대해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서 전반적인 만족감은 정말 괜찮습니다. 동급 경쟁사 모델과 비교해서 출력과 연비라고 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을 제외하면 마음이 가기는 쉐보레 말리부가 더 갑니다. 

▷ 말리부 2.4 출력이 2.0 리터에서 느낄 수 있었다면...

말리부 2.4 엔진의 제원상 출력은 170마력 23토크로 경쟁사에서 새로운 엔진을 도입하면서 한 발짝 더 도망간 누우 2.0 CVVL은 400cc나 배기량이 낮아도 172마력 20.4 토크로 마력으로 보면 말리부의 2.4 엔진 출력을 뛰어넘었습니다. 배기량이 같은 2.4 세타 엔진은 179마력 23.5토크로 이미 몇 년 전부터 앞서 있었죠. GDi는 말할 것도 없고 ㅡㅡ;

아실 아쉬운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동급과 비교하면 항상 절대적으로 부족한 엔진 출력! 아무리 인테리어가 좋고 드라이빙 감각이 경쟁사보다 더 좋아서 장기적인 소비자 만족감이 좋아도 같은 비용으로 더 바로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은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면 쉐보레의 행보를 유심히 보다가 이번에는 쉐보레 자동차로 사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가 가장 점수를 많이 깎아 먹는 부분이니 말이죠.

이전 말리부 시승기에서 저는 말리부 2.0도 충분한 성능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말리부만 놓고 보면 2.4가 훨씬 운전자 만족감을 높여줄 겁니다. 세금으로 보면 경제적인 것을 생각하면 말리부 2.0이 좋겠지만 조금 더 세금을 내고 차량 가격이 높더라도 만족감을 높이고 싶다면 말리부에서는 2.4가 정답입니다. 단순히 힘만 좋은 것이 아니라 체감 연비까지 더 좋습니다. 마치 대 놓고 쉐보레 말리부는 2.4 모델을 선택하라고 쉐보레에서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바람은 말리부 2.4의 출력이 말리부 2.0에서 만날 수 있고 말리부 2.4 국내 경쟁 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력이 좋아진다면, 정말 해볼 만한 모델로 거듭나는 것입니다. 정말 기본기만 좋은 자동차를 만들던 쉐보레가 조금 나아졌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여전히 경쟁사와 비교하면.... 특히 국내 경쟁사와 비교한다면 불리한 부분이 많습니다. 감당 안 되는 높은 출력을 보이는 자동차보다는 전체 밸런스를 봐서는 말리부 2.4는 아주 적절합니다.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평균적인 밸런스가 좋은 것이죠. 하지만 2.4에서 느껴지는 출력을 말리부 2.0에서 느껴졌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분명히 많은 블로거가 말리부 2.0에 대해 좋은 평을 했었고 나름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었던 부분이 아마 쉐보레 말리부 2.4에서 느낄 수 있는 출력이 2.0 모델에서 느껴졌다면, 정말 더 극찬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디젤 모델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데, 소음과 진동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니 아마 말리부 2.0 디젤이 나온다면 꽤 파급력이 클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연비가 걱정 스럽군요...;;

항상 아쉬운 2%를 남기는 것이 쉐보레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