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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Motorsport/News&Info

관심 받지 못하는 2011 서울모터쇼의 구석

일산 KINTEX에서는 한창 2011 서울모터쇼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 역시 다녀왔습니다. 처음에 입장에서는 신나서 완성차 메이커 부스를 기웃거리면서 열심히 모델과 전시 차량을 보기 바빴는데, 나중에는 차 보는게 지쳐서 조금 구석진 곳에 있던 자동차 부품 관련 부스를 더 관심 있게 보고 왔습니다. 부품 관련 부스를 보면서, 현재 시점의 자동차 기술방향에 대해서 생각한 것을 정리해 봤습니다.

<사진 : DCT, CVT, 타우 5.0 GDI 엔진 + 8단 변속기>

▷ 진화하는 자동변속기


CVT(무단변속기)
JATCO 부스에서는 주로 무단변속기인 CVT에 대하여 전시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단 변속기인 CVT는 받아낼 수 있는 토크가 제한적이어서 이제까지는 경차와 같은 중형차 이하 급에서 주로 탑재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CVT의 단점인 대응 토크 문제를 해결하여 대형차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CVT를 선보였습니다. 앞으로 특정 메이커에서는 대형차에도 CVT가 탑재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같습니다.

소형화-다단화 되는 자동변속기
큰 공간을 가지고 있는 국내 메이커들의 부스에는 신형 엔진을 비롯한, 변속기의 전시도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단수 추가에 따른 부피 증가를 기술력으로 억제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듯 합니다. 이미 국내 메이커뿐 아니라 외산 메이커들의 특정 차량에는 7단 내지는 8단의 자동변속기가 탑재되고 있습니다. 제 의견입니다만, 메이커들이 앞으로는 7단내지 8단에서 단수를 더 이상 늘리기보다, 동력전달 효율 개선과 소형화가 더 큰 과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수동변속기를 자동화한 변속기
자동차 회사들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주로 DCT(Dual Clutch Transmission)라는 명칭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한눈에 봐도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이 형태의 변속기가 기존의 토크컨버터 방식의 자동변속기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대량 생산하면서 가격이 내려가게 된다면 꼭 스포츠 성향이 없더라도 효율성을 강조한 소형, 준중형 차량에서는 많이 탑재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생각나는 것이, 수동변속기 자체만을 전시한 부스는 제가 둘러본 곳 중에서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꽤 꼼꼼히 돌아다녔거든요. 현대자동차의 트럭과 버스쪽의 상용차 부분에서는 기존 수동변속기를 자동화시키는 AMT라는 개조 패키지에 대한 광고도 있어서 이제 정말 수동변속기의 시대는 끝을 맞는 구나 싶었습니다.

< 아예 이런 물건은 못 볼 날이 ... 사진이 큰 이유가 다 있습니다 :) >

▷ 차량의 제어권한은 운전자에서 자동차로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는데 직접적인 지시를 내릴 수 있는 부분은 딱 4가지 입니다. 스티어링 휠,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 기어 쉬프트 레버 입니다. 수동변속기 차량이라면 클러치가 추가되어 5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차를 제어하는 이런 입력장치들은 이전의 자동차라면 전부 기계식이었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전자제어 방식으로 운전자의 의도는 센서의 값 형태로 읽어 들이고 실질적인 동작은 자동차의 전자제어 시스템이 하는 쪽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지금도 전자식 가속 페달은 단순히 입력 값을 받아들이는 센서에 그치고 있습니다.

< P - MDPS, 피니언식 모터 기반 파워 스티어링 >

전자식 스티어링의 발전: AFS(능동 가변 조향장치), MDPS(모터 기반 파워 스티어링)
AFS는 주행 조건에 따라서 조향비를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주행조건에 따라서 핸들을 조금 돌려도 바퀴는 많이 돌아갈 수 있고, 핸들을 많이 돌려도 바퀴는 그보다 적게 돌아가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이것이 MDPS와 같이 조합되어 위험한 상황에서 운전자의 스티어링 입력을 보조하여(차를 안정 시키는 방향으로) 안전운전을 돕게 됩니다. 최근 자동차에 적용되는 VSM이라는 진화된 VDC 시스템에서는 실제로 카운터스티어를 직접 보조하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 시스템, BBW
지금의 브레이크는 운전자가 페달을 밟으면 엔진에서 생성되는 진공의 힘을 이용해서 유압으로 피스톤을 밀어서 바퀴를 정지시키는 방식입니다. 이것을 센서와 제어모듈, 모터를 이용해서 구현하는 장치가 BBW 시스템 입니다. BBW가 다른 안전 시스템과 적용되면 운전자가 아무것도 하지 못해도 (예를 들면 당황하거나 졸아서 아예 브레이크를 못 밟는다던가 하는) 차가 스스로 멈추는 시스템을 지금보다 더 강력한 기능과 함께 통합적으로 구현이 가능합니다. 흔히 브레이크 오일이라고 불리는 브레이크 액도 필요 없어지니, 환경에도 좋고 그만큼 기계적 부품은 감소하니 차량도 가벼워 집니다. 전자신호 오류가 생겨 발생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여기에 대비한 Fail - Safe 기능, 혹은 백업 기능의 설계 역시 중요하다고 봅니다.

<BBW, 브레이크 캘리퍼에 유압 라인대신 모터-액츄에이터, 전자 신호 관련 부속이 들어가있습니다 >
이러한 기술 발전을 지켜보면 앞으로 자동운전을 실용화 하는데 있어 지금 자동차들이 점점 그 모습에 근접해 가는 것 같아, 운전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조금 서글픈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 그밖에 여러 가지 기술

능동현가방식 (액티브 서스펜션)
노면의 충격을 흡수하는 현가장치 부분에서는 에어 서스펜션이 주로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기존 댐퍼와 스프링을 압축 공기를 담을 수 있는 튜브 형태로 대체하는 것인데, 역시 어떻게 봐도 유지보수가 기존 현가장치보다는 비싸기 마련이므로, 일부 고급차와 특수차량을 제외한 차량에 적용되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실시간 차고조절과 감쇄력 조절 같은 특징은 상당한 장점입니다만, 고장시 수리비가 기존 서스펜션 보다 비싼 것은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입니다. 생산 기술이 발전해서 저렴한 가격에 보급되면 좋겠습니다.


전기 자동차 관련
전기차에 대해서는 완성 전기차와 전기차 충전에 관련된 기술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전기 자동차는 주행거리와 충전에 대한 문제와 가격 때문에 보급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그것을 반영하는 듯 이번 2011 서울모터쇼에서도 전기 자동차가 큰 주제를 담당하는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한국에서도 많은 중소 업체가 전기자동차에 관심두고 개발한다는 개발에 열을 올리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CNG 연료 개조 자동차
서울시 정책의 일종으로 CNG 차량 개조업체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솔린에 맞게 출시된 자동차를 CNG를 쓸 수 있게 개조하는 모습이었는데, 기계적 문제점이나 개조비용, 정말로 서울에서도 드문 CNG 충전소를 생각한다면 CNG값이 싸다는 이유로 CNG 연료 개조를 하기에는 큰 이익이 없어 보였습니다.

자동차 기술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이번 모터쇼에, 상대적으로 한가한 기술부스에 가셔서 이것저것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델 누나는 없지만 관심가지고 질문하니 업체 관계자 분들의 친절한 설명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상 필진 스미노프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