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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F[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 4R : 조금 아쉽지만, 아름다운 마무리!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이하 KSF] 마지막 경기가 끝났습니다. 챌린지는 2011 시즌에 4경기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은 6경기를 치르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2011 시즌 동안 바쁘게 챌린지 선수들은 생업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준비했기 때문에 정말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을 것입니다. 프로 선수분들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독설가.컴에 개인적인 인터뷰를 보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그래도 이번 경기에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나마 말이죠. 작은 사고는 있었지만 지난 경기보다는 큰 사고 없이 서로 배려하면서 경쟁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3전 사고로 리타이어한 경험은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덕분에 선수 간의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게 해준 기회였으니 말이죠.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접촉이 있었다는 자체에 대해서 상당히 좋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이고 특히나 우리 챌린지 선수들의 주머니 사정과 열심히 준비해온 그 열정이 아름답게 마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4R에서 생각한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매 경기 당일 새벽에 스케쥴을 맞추기 위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경기장으로 오는 챌린지 선수분들을 보면 저도 그분들의 열정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번에는 4전 준비를 위해서 차 수리가 끝나고 세팅 점검 및 수리된 결과를 체크하기 위해서 DDGT에 참여했었습니다. 차는 일단 잘 나왔고 세팅은 조금 바꿔야 해서 4전 직전에 영암 상설 서킷에 맞게 세팅을 바꾸고 경기에 임했습니다. 세팅이 끝나고 어떤지 한번 타보라는 이야기에 살짝 타봤는데,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세팅 그대로 딱! 만들어 두셨더군요. (역시!)

그리고 사고 후 수리도 잘 돼서 오히려 기존보다 더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엔진 빼고 말이죠...엔진은 아직 대충 버틸 만합니다...서킷을 탄다는 전제하에...

금요일 KIC 상설 코스는 오전 비로 촉촉한 상태였습니다. 조금 난감했었는데요. 지난주 토요일 비가 왔는데, 아무 생각 없이 드라이 세팅으로 들어갔다가 FF로 도리도리 연습만 하고 나온 경험이 있으니 영암 상설 서킷에 비가 오면 상당히 긴장하게 되더군요. 일단 비는 그치고 곧 해가 뜰 분위기라 우선 슬릭타이어로 꼽고 들어갔습니다. (운이 좋아서 사용해볼 수 있었네요.)

챌린지 선수는 딱 두 명만 있고 다들 프로팀 선수들이 주행하고 있어서 슬쩍 프로선수들 주행 라인과 움직임을 따라 하면서 영암 상설코스 공략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고 오후 타임에 노면이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지난주 DDGT에서 주행했던 것과 데이터를 분석한 부분 그리고 오전에 프로선수들이 타는 주행라인을 조합해서 슬릭타이어를 끼우고 주행해보았습니다. 슬릭타이어로 차가 망가지는 것도 방지하고 과연 내가 생각했던 주행이 맞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 딱 RS-3 타이어를 장착한 정도로 주행했는데, 생각보다 기록이 괜찮더군요.

살짝 슬릭타이어를 사용한 소감을 말하자면...우앙 이건 사기야...ㅠㅠ
대신에 조작이 더 섬세하게 해야지 되는 것 같더군요.

다시 RS-3로 교체 후 최종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이미 슬릭 타이어를 사용해서 점검한 라인을 다시 확인하고 내일 최종 세팅을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지 고민하는 수준으로 말이죠. 일단 머릿속으로 대충 정리가 되고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다음날 차량 준비를 했습니다. 브레이크 패드 교환, 브레이크 오일 교환 그리고 결승 타이어 장착! 결승전에 사용할 휠은 빌린 휠이라 납덩어리가 꽤 많이 붙었습니다. ㅠㅠ 어쩔 수 없죠. 없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경기 전날에는 보통 잘 먹고 일찍 자는데, 갑자기 벌떡 일어난 시간이 새벽 2시...한참을 멍~하다가 다시 데이터를 보고 머릿속으로 주행을 정리하고 누웠는데, 잠을 설쳐 버렸습니다. ㅠㅠ 약간 피곤하고 멍한 상태로 있다가 그래도 긴장하니 정신이 들더군요. 예선에서는 운 좋게 폴을 잡았는데, 이상하게 폴을 잡았을 때 가장 긴장되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앞에 몇 명 있으면 마음은 확실히 편하고요. 

이번에는 예선 후 다들 식사도 하고 조금은 분위기가 부드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어찌 보면 오늘 경기가 아름답게 끝날 수 있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리해서 인으로 찌르거나 무리해서 블로킹하면서 경기를 하기보다는 서로 매너 있게 해야지 이번 혼주 경기도 다들 안전하게 끝날 테니까 말이죠. 긴장하고 서로 경쟁자로만 생각하면 결승에서 분위기 험악합니다. ㅋ

이번에도 롤링 스타트로 아반떼 MD가 먼저 출발하고 그다음에 포르테가 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금요일 연습 때 타이어 온도가 덜 올라가서 한번에 휙~~~~ 날아간 경험 때문에 아침에 1번 조항진 선수가 이야기한 대로 타이어 웜업에 최선을 다해서 코스인과 포메이션 랩을 돌았습니다.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놔야 한다는 것에 저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항진이 형 이야기가 더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경어체 off)
포메이션에서 세이프티카가 빠지고 스타트!!!
난 최선을 다해서 가속했지만, 77번 문성진 선수의 차가 더 빠르게 가속되어 온다. 어떻게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먼저 가속한 것인지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일단은 안전하게 뒤로 붙어서 주행하면서 따라가 본다. 일부 구간에서 오히려 내가 가속 페달을 놓아야 하는 곳을 발견된다. 그러나 1바퀴 돌면 타이어 온도가 올라가고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를 따돌리기 위해서 주행할 텐데, 일단은 그냥 따라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앞차와 거리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추월 기회를 만드는 것은 내 몫이니 말이다.

2랩 1코너에서 앞차가 브레이킹이 늦어서 라인이 부푼다. 이미 감속을 끝내고 진입했기 때문에 코너 인으로 해서 추월에 성공! 3코너에서 인으로 살짝 찌르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일단 여기는 탈출 가속이 빠르게 해서 고속 코너를 잘 돌아 나가면 거리를 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내가 주행하는 패턴대로 주행해서 탈출했다. 고속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고 안도의 한숨과 앞으로 더 차이를 크게 만들어야 경기가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예선과 같은 주행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안정적으로 실수 없이 거리를 벌리기 위해서 노력했다. 

그런데 3바퀴쯤 돌았을 때인가....아반떼 후미가 보인다...헐...생각보다 너무 빨리 아반떼 챌린지 후미권 선수를 만난 것이다. 머릿속으로 이대로 가면 2위와 벌려준 간격도 쉽게 좁혀질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 그래도 10랩 정도까지는 꾸준히 거리가 벌어진 것 같다. 무전기가 좋지 않아서 목소리가 끊어졌지만, 중간마다 들리는 이야기에는 점점 차이가 커지고 있었다.

혼주 경기에서는 뒤에 따라오는 차가 내가 추월한 다른 클래스 선수인지 아니면 다른 클래스 선두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결국은 청기가 알려줘야 하는데 나중에는 청기도 포기한 것인지 이제는 청기를 날라지 않는다....처음에는 잘만 청기 내주더니...결국은 상향등과 경음기로 내 존재를 알릴 수밖에 없었는데, 상향등보다는 소리가 경기중 선수에게는 더 효과적인 부분이라 열심히 빵빵거리면서 안전하게 추워하기 위해서 노력했다.
(빵빵 소리가 성가셨을지도 모릅니다. 혹시나 기분 나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나 혼주 경기에서 분명히 다른 클래스 선수들도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내가 추월하기 위해서 흐름을 깨는 것 같아서 가능하면 안전한 위치에서 추월하려고 노력했는데, 때로는 이런 것을 이용해서 앞차 추월에 이용하는 선수들도 눈이 보였다. 아무래도 다른 클래스 선두 차량을 내주기 위해서는 전체 페이스를 낮춰야 하고 그 기회는 같이 경쟁하는 차에게는 추월하기 좋은 기회가 되는 것은 사실이니 아반떼 클래스 차량이 자리를 내주지 않는다고 내가 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되는 것 같아서 추월 시도를 하면서도 미안함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 잡는다.

점점 중위권 선수들이 보이면서 아반떼 챌린지 선두권에 근접할수록 아반떼 선수를 추월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은 내가 주행해야 할 페이스보다 많이 떨어지게 되고 가끔은 평균 랩보다 5초 이상 뒤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니 금세 2위 선수와 가까워진다. 그리고 상황이 열심히 앞에서 추월을 시도해서 자리를 만들면 뒤에 따라오는 차들은 편하게 추월하는 그런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아마도 시기적으로 맞았던 것도 있고 아반떼 선수들이 포르테 선두가 온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후반에 가서는 접전이 벌어졌고 어떻게든 멀리 떨어트리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순위를 빼앗길뻔한 위기가 몇 번 있었다. 아마 두세 랩 정도 더 뒤에서 조여왔다면 자리를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뒤에 차가 나보다 빠르니까 조여오는 것일 테니 말이다. 그러나 한두 랩 정도 조여오고 바로 다시 차이가 벌어졌고 마지막에 짧지만 강렬한 베틀을 하면서 어렵게 우승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사실 난 라스트랩 보드와 체커기를 보지 못했다. 갑자기 뜬 황색기에 앞 아반떼와 가까워져 급하게 속도를 줄였다. 그제야 무전으로 경기가 끝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응? 어디서 체커기가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내 드리프트 박스에 기록된 랩타임을 보면 처음부터 예상했던 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페이스로 유지하다가 경기 후반에 기록이 밀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아마 후반에도 비슷한 페이스로 주행했다면 접전 없이 끝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경어체 on)

부족하지만 이 글로 KSF 2011시즌 동안 제게 도움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항상 멀리까지 오시는 사랑하는 어머니와 늘 가게 일로 경기장에 한 번밖에 못 와본 매인 스폰서 Deep Origin & MUZIDOG 대표 우리 누나, 그리고 이번에 회사 일로 마지막 경기에 오지 못한 우리 성냥개비, 항상 멀리서 응원해 주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 외 친척분들까지 가까운 분들에게 제일 먼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마스코트 깐이에게도!

멋진 스티커를 디자인해준 Deep Origin & MUZIDOG 신 실장님, 꼭 챙겨서 기사 써주신 오토타임즈 권용주 기자님, 박찬규 기자님, 항상 경기장에 와서 멋진 사진 찍어주는 독설가 형님과 황재원 기자님 그리고 이웃 블로거인 카엔드라이빙님, 레드존님, 후돌이, 학수님 그 외 멀리서 응원해준 이웃 블로거 분들... 가끔 울적할 때 전화 주신 성근형님...

여러분 덕분에 항상 마음이 든든합니다. 

마음 놓고 가속페달에 발을 올릴 수 있게 해주신 RDTECH 박경준 사장님, DTMSPEED 김태하 사장님, 파츠 공급해주신 영화형, 차량 사고로 괴로워 할 때 깔끔하게 고쳐 주신 필모터스 최 대표님, 매 경기 까다롭게 세팅하는 제 차를 위해서 늦게까지 항상 차를 손봐주신 안인찬 팀장님 등 이분들 덕분에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무사히 경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같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신 KSF 선수분들 특히 어려움 속에서 꾸준히 출전하신 챌린지 선수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름 다 말해야 하나요? ㅋㅋㅋ) 

건강한 모습으로 2012년 시즌에 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화이팅!

P.S : 워터 마크가 없는 사진은 독설가님의 사진입니다.
        쩝..제가 제대로 찍은 사진은 없군요...ㅠㅠ 두서 없는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