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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4.02 - Steve J.U. Lee

    격리소의 일상과 무서운 것 - 베트남 격리소 일기 (6)

  2. 미리보기
    2020.03.31 - Steve J.U. Lee

    돌아 돌아 다시 한국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 (2)

베트남은 정말 다양한 격리 수용소가 있다. 부대 임시 막사, 보건소 입원실, 격리병원, 그리고 새로 지은 건물에 아주 좋은 대학 기숙사까지 운이 좋으면 14일은 집보다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도 있다. 삼시 세끼 다 챙겨주고 충분하지 않지만, 기본 생필품을 모두 챙겨준다. 그중 나는 군사학교라고 하는 곳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다 같이 운동하는 시간도 있는 격리소

격리소라는 단어에 대한 거부감!

 

베트남에 오기전 격리소에 대한 소식을 계속 듣고 있었고 어느정도의 수준의 시설을 가지고 있는지 사진을 통해서 보고 있었기 때문에 기대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격리소에 가길 기도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일괄 소등 시간도 있는 격리소

우리는 격리소, '격리'라는 단어에 대해서 굉장히 불쾌함을 느낀다. 자유가 구속되고 평소에 누리는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대부분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데 이곳 격리소는 거기에는 턱없이 못 미치는 시설, 이 두 가지가 가장 큰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부분일 것이다. 음식은 사람에 따라서 베트남 음식을 잘 먹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그냥 현지 배달 도시락 같은 밥이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가끔 아침이 먹을 만하다.
공동 세면장과 샤워장

근데 격리소라는 것을 바꿔서 캠프라고 생각하면 확실히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다. 단어의 문제이지 위험요소가 제거되고 불편한 부분이 어느 정도 배려가 된다면 충분히 사람이 지낼만한 곳이다.

시멘트와 재활용 용품으로 만든 헬스장, 나름 친환경!

격리소의 일상은?

 

운동 시간, 밥먹는 시간 그리고 기상과 수면시간을 제외하면 모두 자유롭다. 그리고 모든 지정된 시간의 활동은 강제적이지 않고 알아서 하면 된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생활하기 때문에 불편함도 있지만, 내가 베트남어를 못 하니 영어 하는 베트남 분들의 도움은 절실하다. 그래서 오히려 영어 잘하는 베트남 사람이 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사람들이 점점 많이 어울린다. 가장 기다리는 시간 중 하나 저녁 운동 시간!

나가서도 여기 생활대로 한다면 아마도 더 건강한 삶을 살지 않을까 싶다. 

 

첫날에는 운동장 근처에도 못 가게 하더니 둘째 날부터는 다 같이 운동도 하고 기타도 치고 남자끼리 놀다가 이제는 여자도 어울리고 조금씩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날이 지날수록 활동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여기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끼리는 여기가 제일 안전해... 라고 이야기한다.

남자 숙소 뒤쪽 마당

정말 서로 운동도 가르쳐주고 이발도 하고 카드도 치고 모여서 노래도 한다. 진짜 글로벌 캠핑이다.

 

모기 퇴치와 청소는 셀프~

다행히 여기는 2층 침대를 혼자서 사용하고 각종 개인짐을 2층에 올려두고 쓴다.

수용소마다 다른 규칙을 가지고 있다. 어떤 곳은 아주머니들이 와서 청소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내가 있는 수용소는 방마다 청소 당번이 돌아간다. 물론 외국인은 못 알아들으니...대부분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는데, 눈치껏 알아서 도와주고 같이 즐겁게 생활하면 점점 생활이 즐거워진다.

방콕에서 사온 모기퇴치 방향제, 얼마 사용 못하고 사라짐...

모기약을 여러 가지 준비했지만, 항상 창문과 문이 열려있는 1층 생활이고 도마뱀과 거미, 개미, 모기는 친구와 같다. 나름의 노하우는 침대의 모기장을 매트 아래로 집어넣어 몸부림을 치더라도 모기장이 열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로 모기장과 몸이 닫지 않도록 하면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 물론 나는 아이와 같이 자기 때문에 아이가 모기에 물리지 않게 침대 끝에서 쪽잠 자듯이 자서 나만 모기가 물어뜯은 자국이 많다. 

락스 소독 중인 군인

이곳도 정기적인 소독을 하는데, 5일 차, 10일 차 되던 때에 락스물를 분사해줬다. 첫날에 군사학교에 도착했을 때도 모든 사람과 짐을 락스물(냄세가 락스 같음)을 모두 뿌린다. 이 과정에 사람들의 옷이 손상되거나 가방이 손상되기도 했다. 가방에 남은 소독 잔여물은 보면 오히려 저것 때문에 다른 병일 생길 거 같지만...여기 규칙대로 해주는 것이 속 편하다. 

다양한 연을 날려준다. 연 날리는 프로인 줄....

무서운 것 1 - 새로운 입소자

 

3월 22일 취침 시간 직전에 분대장 같은 병사가 사람을 모아두고 이야기를 했다. 내일 새로운 입소자가 오니 구역을 나누고 같이 수용한다는 통보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웅성거리며 반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유는 신규 입소자와 격리가 아니라 그냥 새로운 입소자와 장소를 공유하는 수용을 말했기 때문이다. 다들 코로나 바이러스가 2~3일 정도면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있어 여기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입소자와 공유하는 형태를 반길 이유가 없었다.

공동 화장실...왼쪽은 소변, 오르쪽은 대변...가끔 물이 단수되면...ㅎㅎ

또 다른 대안으로 여자방과 남자방을 합하고 새로운 입소자를 비워진 구역으로 보낸다는 다른 제안을 했다. 이것 또한 반대에 부딪혔다. 저녁 시간에 운동하는 공간을 나눠서 사용해야 하고 남녀가 같은 샤워장과 화장실을 공유하는 것을 여자들이 반대한 것이다. 사실 나도 이것 또한 반대했다. 그리고 여장방쪽에 발열과 기침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나는 절대로 이것을 수용할 수 없었다. 발열 환자는 알고 보니 새로운 입소자를 반대한다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그나마 깨끗할 때 찍은 사진...^^

다른 사람들도 이것을 알고 시설을 관리하는 군인들과 기존 입소자들 사이의 마찰이 12시까지 계속되었다. 심지어는 약간의 몸싸움이 있을 정도로 서로의 의견에 대한 간격이 좁혀지지 않았다.

같은 방 사람들에게 한국 영사관과 한인회에서 받은 음식을 나눠먹고 귀한 바나나와 사과를 얻었다.

특히나 새로운 입소자의 입국 장소가 미국과 EU라는 것에서 사람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 제일 크다. 격리소를 경험한 분들이 새로운 분들과 거리를 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예상은 했지만 내가 있는 수용소 구역의 사람들은 매우 완강했다. 결국 새로운 입소자가 들어오는 일은 없는 것으로 되었다. 그 소식을 듣고 모두에게 평화가 찾아왔다.

4겹 마스크를 매일 제공한다. 그리고 수은 체온계로 매일 체온도 측정해야 하는데...그냥 기준점을 잡는 정도이다.

무서운 것 2 - 기침하면 눈치밥!

 

여기 사람들은 무사하게 14일 격리가 끝나면 집으로 가고 싶어 한다. 집보다 좋을 수 없는 당연한 이치 아닌가...그래서 여기서 기침을 좀 하거나 한다면 다들 눈치를 엄청 준다. 물로 나와 딸은 체온을 4번씩 측정하고 손 소독제뿐만 아니라 마스크 착용까지 신경 쓰고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진되면 다같이 격리 기간 연장이기 때문에 항상 조심 스럽다.

코로나19 2차 검사, 이미 1차 검사는 모두 음성...

그래서 재채기도 참거나 멀리 한적한 곳에서 눈치 보고 한다...ㅎㅎ

가끔 밤늦게 글 쓴다고 혼자 모니터를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깊은 기침을 하면 정말 무섭다. 제발 무사하자...

 

무서운 것 3 - 방호복을 입은 의사와 엠블런스

 

방호복 입은 의사를 보는 경우는 아래와 같다.

- 처음 입소했을 때

- 정기 방문 확인

- 의심 증상자 확인

- 의심 증상자 후송

그중 의심 증상자가 있어서 오는 경우는 엠블런스가 같이 오는데, 그냥 이동을 위해서 타고 와도 다들 무슨 일이 있는지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하기 바쁘다. 

처음 여기 왔을 때 아이에게 한국에서 가지고 온 마스크를 줬더니, 여기서 받은 마스크는 자기 친구에게 둘둘 감아 두었다. 심리적인 부분이 보인다.

내가 입소한 격리소는 총 2회에 걸쳐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다행인 것은 아무도 양성이 없었다는 것이고 이제 하루만 더 자면, 격리소를 나간다. 그동안 다들 긴장한 모습이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모든 것이 편하다.

무사하게 집에 도착하고 다음 일정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2020/03/30 - [Sgoon's/Diary] - 코로나19(COVID-19)의 직격탄은 내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1)

2020/03/31 - [Sgoon's/Diary] - 돌아 돌아 다시 한국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 (2)

2020/04/01 - [Sgoon's/Diary] - 다시 방콕, 그러나 마음은 불편해- 베트남 격리소 일기(3)

2020/04/02 - [Sgoon's/Diary] - 방콕 2주 살아보자! - 베트남 격리소 일기 (4)

2020/04/02 - [Sgoon's/Diary] - 안타깝지만, 당신은 14일 격리가 됩니다. - 베트남 격리소 일기(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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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행기 발권이라면 이제는 나름 노하우가 생겨 여유 있게 한국 - 방콕 - 호치민 경유 티켓를 구했다. 물론 딸아이 이름과 성을 내 이름으로 그리고 남자로 표시한 것은 자랑은 아니다. ;;; 어차피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 돈은 동일하게 나가고 여러 사람이 타는 좌석보다는 사람 숫자라도 적으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안전하겠다 싶어 에어아시아 플렛배드 티켓을 끊었다. 하지만 체험해보니 돈이 조금 아깝다. 게다가 돌아 돌아 한국에 들어갈까 고민을 하던 시기다.

어디를 가나 아이가 안심하고 뛰어놀 곳은 모두 닫혀있다.

통일된 베트남 입국 정책은 없는 것일까?

 

표를 구하고 계속 베트남 입국 현황을 확인해보니 총 3가지로 나뉘었다.

1. 무사 입국 통과 - 너에게 격리 14일 면제하노라...조상이 도운 상황?

2. 자가 격리 - 격리 14일 면제는 안 되지만 집에서 나오지 마라...

3. 격리소 14일 - 그냥 가라~ 격리소!

 

그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채널을 통해 시설 격리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바로 제3국(청정지역 : 임의로 사람들이 명칭 함, 베트남이 입국 제한하지 않은 국가를 칭한다.)에서 14일 체류하고 입국시 베트남 시설 격리 없이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월 17일 24:00까지 유효했다.)

에어아시아 경유 티켓을 사면 짐도 알아서 옮겨줘서 편하다.

일단 가서 판단하고 해결하자!

 

일단 아이와 인천 - 방콕 - 호치민 경유 에어아시아를 타고 베트남으로 향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누워갈 수 있는 저가 항공의 비즈니스 좌석을 잔뜩 기대했으나...거의 누워서 갈 수 있고 쿠션과 담요 그리고 식사 제공을 제외하면 홈페이지에 안내하는 노이즈캔슬링 이어폰과 엔포테인먼트는 눈뜨고 찾아볼 수 없었다. 와....나쁜 것들 없으면 솔직하게 말하지...아이에게 긴장 풀라고 자랑까지 했는데, 거짓말쟁이가 됐다. 그리고 에어아시아 고객센터는 영어를 잘해도 통화도 안 되고 채팅 서비스도 낙제점이다. 비추한다.

 

그리고 라운지도 쓸 수 있다 해서 체크인 카운터에서 물어보니 인천 공항은 없다고 한다. 여러분도 정말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면 나처럼 실망할 것 같다. 누워 가는 것이 목적이라면 추천....그리고 방콕에서 호치민은 플랫배드가 없다.

 

방콕 공항에서는 입국 절차 강화를 위해 한국인과 중국인은 다른 버스에 태워 정밀 체온 검사를 추가 진행했다. 점점 까다로워지는 입국에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공항에서 3시간 정도 기다리면서 아이와 음료수와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혹시 호치민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물품을 방콕 공항에서 샀다. 보조배터리와 팬 그리고 아이가 혹시 울거나 힘들 때 달래줄 수 있는 음식과 장난감 등이다.

 

우리는 곧 호치민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콩콩아 나중에 만나자...

<에피소드> 콩콩이 어디 갔지? 

 

첫째 아이는 베트남에서 동생을 본다고 기분이 좋아 어릴 때 엄마가 사준 콩콩이 인형을 계속 안고 다녀다. 또 다른 동생이라며 가는 곳마다 가지고 다니고 구경하라고 가방 위에 올려주거나 혼자서 인형과 대화도 하면서 스스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분명히 방콕 돈므엄 공항까지 인형이 있었는데 갑자기 인형이 없어젔다고 한다. 그것도 호치민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안에서 말이다.

 

<아이> "어...콩콩이 어디있지? 아빠 콩콩이가 없어요."

 

순간 나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이이가 계속 애착을 가지고 같이 다니던 인형이 없어졌으니 호치민 공항에서 오랜 시간 기다리거나 격리소에 간다면 아이가 힘들어 할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나도 콩콩이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 아이에게 물었다.

 

<나> "혹시 어디서 없어진 지  알겠니?"

 

<아이> "음......화장실인가?"

 

아이가 화장실이라는 이야기를 하자 순간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아이와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가면서 아이가 뒤쪽 선반에 콩콩이를 올려두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어휴....

 

나도 모르게 순간 조금 화가 났다. 물건을 챙겨줘야 할 사람은 난데, 아이가 잊어버려서 다시 콩콩이를 볼 수 없다고 아이에게 물건을 소중히 하라고 조금 다그쳤다. 아이는 이내 눈물을 터트렸다. 순간 아차 싶었다. 호치민에 무사하게 입성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아이의 슬픈 마음을 헤아려 주지 못한 것이다. 

 

나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빠가 화내서 미안해, 아마 콩콩이가 방콕 여행을 가고 싶었나봐...우리가 베트남 가서 엄마 만나고 있으면, 콩콩이가 곧 베트남에 와서 인사할 거야..." 라고 이야기하니 아이는 이 이야기를 믿고 "그럼 언제 와...내가 베트남에 있으면 콩콩이가 올 거래?" 이러면서 질문을 이어 갔다. 다행히 콩콩이가 방콕 여행하고 다시 보러 올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울을 그치고 콩콩이보고 방콕 여행을 잘하고 보자고 손을 흔들어 준다.

 

이렇게 또 한고비 넘겼다...

클릭하면 구매 페이지...나중에 사야지...

이제는 한국에서 콩콩이 인형 주문할 일만 남았다...ㅎㅎ

 

"당신은 격리소에 갑니다. 다른 선택권은 없습니다!"

 

호치민 공항에 드디어 도착했다. 잠을 부족 우리는 비행기에서 이륙과 동시에 추면 착륙과 동시에 기상을 했다. 아이가 "벌써 왔어요?"라고 할 정도로 둘 다 정신이 없었다. 일단 호치민 공항에서 입국 수속 데스크로 이동은 전혀 한국인도 없었고 조용한 분위기였다. 너무 조용해서 더 긴장될 정도였다.

조마조마한 내 마음 같은 손 떨림...ㅎㅎ

입국과 관련된 어떤 안내도 없었다. 하지만 검색을 통해 본 것은 있어서 건강검역 구역으로 가서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그때 그 사람들의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너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이런 표정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오는 모든 직항노선을 차단한 상태여서 한국인이 호치민 공항을 밟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격리 또는 다시 돌아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보균자들의(?) 임시 격리 장소

안내에 따라서 침착하게 검역설문지를 작성하고 그들이 하는 질문에 성실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나에게 어떠한 옵션도 없이 여권과 티켓 그리고 거주증을 받아서 무엇인가 열심히 처리하고 있었다. 어차피 되든 안 되든 말이나 해보자 하고 자가격리를 부탁해 봤다. 그들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고려해볼께...라는 답이었으나 뭔가 석연치 않았다.

 

한 2시간 기다렸을까? 다시 검역관에게 질문했다. 이게 격리소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그리고 어떤 조건에 부합해야 격리소를 가지 않는지 등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들을 수 있는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는 어디로 가? 했더니..."격리소!" 라는 강렬한 한마디를 날렸다.

 

1. 14일 다른 곳에 있다가 오면 정상 입국 되나? "가능하다. 단 네가 열이나 감기 증상이 없다면..."

2. 격리소나 수용소는 내가 선택 못 하나? "No!"

3. 그럼 내가 지금 제3국으로 다시 나가면 안 돼? "No! 너는 그냥 가야 해!"

4. 왜? 나 아직 공항에 있는데 나가면 되잖아... "No! 너는 그냥 격리소가...다른 옵션은 없어..."

 

너무 강경한 반응에 긴장되었다. 아이는 이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겁을 잔뜩 먹고 격리소에 가기 싫다고 한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더욱 아이가 겁이 났을지도 모른다. 왜 아저씨가 우리 못 가게 하냐고 나에게 물어볼 뿐이다. 차근차근 설명해 주지만 아이 머릿속에는 '엄마가 보고 싶어!', '격리소는 안가!' 라는 생각이 가득해서 다른 이야기가 들리지 않았다.

임시 격리 구역에 도착하면 빵과, 우유, 물, 소세지 등 간식 거리를 준다.

나는 다른 옵션 없어 너는 격리소야! 라는 이야기에 살짝 화가 났다. 그리고 아이가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잔뜩 겁먹어 가기 싫어하는 것도 매우 기분 나쁜 일이었다. 그래서 14일간 방콕으로 가서 지내다가 오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대한민국 영사관의 힘!

 

일단 결심은 했는데, 여권도 받아야 하고 이들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한 격리소 입소 프로세스 중단해야 했다. 몇 번 담당자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안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할 뿐 전혀 말이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상황을 와이프와 공유하고 베트남 총영사관 호치민 담당 영사님과 연락을 하게 되었다. 영사님의 조언은 '절대로 공항을 나가지 말고 공항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한다. 격리소에 가면 나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니 공항에 있으라...안되면 억지로라도 버티라'고 했다...그리고 안되면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게 연결하라 했다.

 

이말을 듣고 다시 3번 정중하게 부탁했다.

 

"우리 영사관에서는 문제없이 다시 나가도 된다 했다. 너희 전체 관리자와 이야기하고 나에게 이야기해 달라"

 

이렇게 3번 이야기하니 갑자기 프로세스 진행된다. 단호하게 '너님 격리소!'라고 하던 검역관들도 갑자기 자세가 부드러워진다. 이게 대한민국이구나 싶었다. 통화도 하지 않고 그냥 우리나라 영사가 가능하다 했다. 라는 말 한마디의 힘이 이 정도인 줄 몰랐다. 이번 베트남 한국인 입국 절차 강화로 베트남 영사님들이 엄청나게 고생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3월 30일 지금도 교민들을 챙기느라 밤잠도 제대로 못 자는 실정이다. 지금까지 나에게 있었던 해외 영사관, 대사관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튼 일이 진행되고 전체적인 입출국 관리를 하는 담당자가 와서 친절하게 언제 어떤 비행기로 가야 하니 표를 준비해서 알려달라 했다. 그리고 언제 다시 오면 정상 입국이 가능한지 자세하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당부사항도 알려주었다. '열이나 감기가 안 걸리게 조심해라 특히 코로나는 안된다. 그리고 지금은 당신의 선택으로 태국에서 14일 체류하고 호치민에 오시면 입국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매일 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그때 진짜 입국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어요.' 말을 남겼다.

 

이 절차가 진행되기까지 나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지 고민을 계속했다. 그냥 내 생일에 비행기 여행을 제대로 하다고 하고 말이다. 그렇다 내 생일 3월 4일에 나는 호치민 와서 격리소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제3국 또는 한국으로 갈 것인지 고민했었다.

 

결론은 방콕으로 가서 14일 체류하고 돌아오는 것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베트남에 가야 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렇게 공항에서 거의 10시간을 있었다. 그사이 영어 못하는 중국인들 통역을 도와주고 아이가 힘들지 않게 놀아주면서도 안전하게 아이가 보호될 수 있게 노력했다. 10시간 동안 200미리 손 소독제를 다 쓸 정도로 말이다.

임시 격리 구역은 저기 멀리까지 마련돼 있었다. 긴급하면 바로 하나 더 만든다. 코로나 바이러스 의심 보균자라고 조금 무섭게 대한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내가 대기하고 있던 장소 옆에 일본에 확진자를 태우고 비행한 승무원과 기장들이 있었고 그 확진자가 탑승한 비행를 타고 온 승객들이 모두 내 뒤에서 검역 설문과 대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과 50cm 거리에서 말이다. 기사를 통해서 알아서 망정이지 그 당시에 알았다면 다른 곳으로 이동 시켜 달라고 난리를 쳤을지도 모른다.

 

한국 공항은 사람이 없어 오히려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19에 노출되기 쉬운 가장 최적의 장소는 바로 공항과 비행기라는 것은 경험으로 알게되었다. 누가 있는지 알 수 없다.

 

 

 

 

 

2020/03/30 - [HOME] - 코로나19(COVID-19)의 직격탄은 내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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