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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oon's/Garage

KSF 3R, 다시 화합할 수 있기를...

2012 KSF 경기에서 포르테 쿱 경기는 누가 시즌 챔프가 될지 모르는 안갯속에 있습니다. 지난 2011 KSF 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그렇습니다. 이번 2012 KSF 3R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도전 6단 머신을 극복하는 것도 목표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2012 KSF가 시작되면서 한 번도 마음에 드는 드라이빙을 하지 못한 느낌이라 혼자만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6속이니 캡디캡이니 이런 부분보다 결국은 드라이버가 거기에 맞춰서 잘 타면 다 극복되는 부분이니 '다시 드라이버를 바꾸자!' 라는 생각이 가장 컸습니다. 물론 차량 준비에서 조금이라도 득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고민하고 준비하긴 했습니다. 사실 규정 내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되기 때문에 그냥 열심히 메인터넌스를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냥 좋은 오일에 좋은 냉각수! 


그리고 이번에 생각한 계획은 원래는 6속을 올리고 핸디캡웨이트 80kg을 올리는 것이었는데, 시간상 조급 촉박하게 준비가 된 관계로 포기하고 원래대로 준비만 했습니다. 주변 지인들이 제 머릿속이 복잡한 것을 알고는 드라이빙에 대해서 많이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RD-TECH 대표님, Chan's racing 안 팀장님, 이상학 선수, 김범훈 선수, 주진완 선수, 김민환 선수, 전우석 선수, 최문경 선수 등 많은 분들의 조언 정말 감사합니다.)

<머신 트러블로 경기를 뛰지 못하지만, 옆에서 계속 응원해주신 힘수학 김민환 선수! -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


금요일부터 연습을 시작하면서 2012년부터 있었던 심리적 불안감을 버리기 위해서 침착하게 드라이빙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연습을 했습니다. 역시나...기록이 나아졌습니다....역시 드라이버가 변해야 빨라지는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 같은 날 2R 우승자 박규승 선수도 연습을 왔었는데...많이 연습하지 않고 일찍 가시더군요. 뭐 제 목적은 빨라 지는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는 것이 우선이니 그냥 혼자서 좀 연습을 더 했습니다. 


마지막에 서킷 워크를 좀 했어야 했는데, 그건 조금 아쉽군요. 

이번 3R은 날씨가 변수가 될 것 같아서 계속 기상청에 문의하고 날씨 변화를 주목하고 있었는데, 정말 경기에서도 날씨가 오락가락하더군요.


토요일 연습은 KIC 서킷에 비가 왔었는데, 재미있었습니다. 빨리 새로운 주행으로 바꿔야 하는 그런 재미가 역시 비 내리는 날씨에 서킷 주행을 하는 것이 즐겁기는 제일 즐거운 것 같습니다. 최고 기록은 2분 42초대였는데, 비가 오는 날씨에서는 항상 평균적으로 낼 수 있는 수준은 2분44초에서 왔다갔다하는 수준이 가장 안정적이더군요. 


일요일은 일기 예보상으로는 비가 온종일 온다고 하는 곳도 있었고 어디서는 오후에 갠다는 곳이 있었는데, 날씨가 무심하게도 아반떼 예전 후반에 비가 오고 포르테 쿱 예선 시작하고 비가 그 쳐버리니...운과 실력이 많이 좌우하는 예선전이 돼버렸습니다. 

<김민철 작가님 사진 http://blog.naver.com/leaninseeker/>


예선전에서는 앞에 차가 조금 많아서 쉽게 기록을 뽑지 못하겠더군요. 더 빨리 달리 수 있지만, 앞에 차가 스핀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거리를 두고 달리려야 했습니다. 거의 예선전이 끝날 무렵 주행하는 차도 적어서 기록을 내야지 하고 달리는 마지막 바퀴에서 6턴 진입에서 브레이킹이 조금 과해서 스핀을 하는 바람에 기록을 내지 못하고 아쉽게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예선 경기가 끝났습니다. (역시 사람은 침착해야 합니다...ㅠㅠ)


이번에 비가 오던 드라이 레이스가 되었든 그냥 하면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웨트(비오는 상황) 상태면 저야 더 좋았죠. 아직 마진이 더 많았고 줄일 수 있는 부분도 꽤 많고 경기중 항상 변화를 감지하면서 재미나게 탈 수 있으니 말이죠. 드라이도 이미 작전을 많이 세워 두었고 그대로 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아반떼 챌린지는 항상 제가 레벨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강병휘 선수의 독주로 끝나고 스톡카 레이스에서 김범훈 선수의 베틀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코치 받은 내용을 생각하며 경기 준비를 했습니다. 


드디어 결승 레이스...

<KSF 웹페이지 사진>


출발 신호가 떨어지고 스타트...1단 2단까지 가면서 바로 박규승 선수 옆까지 붙었습니다. 그리고 3단...이때 살짝 제 차가 앞에 갈 수 있는 상황이 었는데...앗...실수...브레이크 포인트를 지나 버렸습니다. 조금 깊이 브레이크가 들어가서 첫 코너에서 박규승 선수가 1위가 되고 다시 제가 2위가 됩니다. 다시 인으로 박규승 선수를 공략하면서 살짝 접촉이 있었는데, 미안한 마음에 다시 3코너에서는 아웃으로 살짝 빠지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기로 했습니다.


항상 문제가 되는 3단이 뒤따라 가면서도 또 말썽을 부려서 거리가 벌어졌는데, 박규승 선수도 실수가 있었고 코너에서는 그래도 아주 조금이지만 가까이 붙을 수 있는 상황이라 4턴과 5턴에서 3단 미스로 멀어진 박규승 선수와 많이 가까워지고 6턴에서 바로 뒤 또는 그냥 라인으로 그리면 박규승 선수를 잡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2전 영상을 보면서 이때 붙어야지 박규승 선수의 가속력을 극복할 수 있다고 판을 하고 최대한 가깝게 박규승 선수 차와 근접하게 붙었습니다. 아마 저랑 경기해본 분이라면 이때 제가 잘 뒤에 안 붙는 것도 아실 겁니다.


6턴 탈출 후 다시 7턴을 준비해야 하는데, 박규승 선수도 연석까지 나갔고 저도 연석을 밟고 배수로를 달리며 차의 균형을 잡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위에 올라오자마자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그 상황이 박규승 선수도 브레이크를 밟은 상황이었습니다. 상당히 가까이 붙은 상황이기 때문에 박규승 선수 차와 접촉이 있었고 박규승 선수 차는 버지로 들어가 제동을 거의 못한 상태로 펜스까지 가버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바로 다시 차를 잡아서 달리기 시작했는데, 박규승 선수가 많이 걱정됐습니다. 

<카르시안 김학수 작가 http://raphael0605.blog.me/>


앞에 전우석 선수가 달리고 뒤따라 달리면서 7턴에서 박규승 선수 상태가 어떤지 걱정스러운 마음에 계속 처다봤습니다. 지금까지 경기하면서 상대방 차에 푸싱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나중에 혼자서 독주를 하는 상황에서도 그리 즐겁지 않더군요. 무전으로 전우석 선수의 베틀 상황을 전달받으면서 뒤에 따라오는 선수와의 갭을 생각하면서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주행하는데...생각이 복잡하더군요. 


매 바퀴, 매인 포스트를 보면서 페널티 보드가 나오면 페널티를 수행해야지 하면서 주행했습니다. 어찌 되었든 체커기를 제일 먼저 받고 검차장에서 인터뷰를 할 때도 마음에 걸린다는 이야기와 심사에서 결정하는 대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파크 퍼미로 이동했는데, 박동섭 선수와 전우석 선수 약간의 언쟁으로 파크 퍼미 내에서 분위기가 안좋았습니다. 저도 조금 열 받는 일이 있기도 했고요.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겠습니다. 과열된 경쟁이라는 이야기하지만 정작 과열된 경쟁은 없었습니다. 박규승 선수와 저는 둘 다 이전부터 생각한 작전대로 움직였고 그게 공교롭게도 상황이 그렇게 된 것입니다.


불필요한 추측과 이야기는 삼가해주십시오. 

이야기 하시려면 정확히 알고 이야기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카르시안 김학수 작가 http://raphael0605.blog.me/>


저는 심사에서 나온 결과를 그대로 수긍했고 실수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선수도 축하해주었습니다. 만약 반대 상황이라면...이라고 질문하시겠죠? 아주 좋은 예가 있습니다.


저도 지난 KSF 3R 내구스프린트에서 사고로 리타이어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오해가 많았고 당연히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준비한 것이 물거품이 된 것이 상당히 화가 났었습니다. 그때 경기장에서 저는 왜 그냥 가만히 있었을까요? 따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미안하다는 한마디만 기다렸습니다. 경기장에서 언쟁을 높여서 '역시, 아마추어는 안돼!'라는 이야기가 그렇게 듣기 싫었습니다. 


아마 이번에 반대 상황이라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아무 말 없이 그냥 항의하고 상대방이 미안하다고 하면서 상황 설명을 하면 그걸로 끝냈을 것입니다. 저도 그때는 시즌 우승을 못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여러 가지로 피해가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전화 한 번으로 오해도 풀고 오히려 같은 팀으로 같이 2012 KSF 포르테 쿱 클래스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신다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고 이후로 오히려 더 없이 친한 사이가 되었거든요. 


포르테 쿱 클래스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는 느낌이 있는데, 같이 있는 전우석 선수에게도 더 매너있게 달릴 수 있도록 항상 의견을 공유하고 더 빨라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파크 퍼미에서 생긴 일은 우선 제가 먼저 KTRC 감독님과 박동섭 선수에게 공식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팀데인저 분들도 박규승 선수가 끝까지 달리고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하셨을 텐데...고의가 아니지만, 결과가 좋지 않게 되서 정말 죄송합니다. 박규승 선수와는 우선 전화로 오해를 풀었고 얼마 전 직접 광주에서 만나고 올라왔습니다.

드라이빙을 할 때 마음을 비우는 데 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2012년에는 상쾌한 느낌의 드라이빙을 못해 본 것 같습니다. 남은 두 경기에서 꼭 다시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을 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경기장 내에서 발생하는 분쟁에 대해서 상당히 엄중하게 처리한다고 합니다. 저는 100% 공감합니다. 우리가 잘 보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들 눈은 항상 우리 선수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일로 스폰서에서 안 좋은 피드백이 왔다고 합니다. 전체를 본다면 정말 큰 일입니다. 스폰서가 없다면 우리가 즐거워 하는 경기도 없어진다는 것을...(그렇다고 스폰서에 끌려다니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내 즐거움보다 우선 되어야 할 것은 관객의 즐거움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일단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이 상황을 잘 해쳐나가는 방법은 아마도 선수들의 노력이 더 크지 않을까요.


이번 경기에서 챌린지 선수뿐만 아니라 챔피언쉽에서도 문제가 있었는데, 매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애매한 부분을 더 애매하게 해석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번 런던 올림픽처럼 심판 마음대로 하는 부분이 인정되기도 하지만, 얼마나 억울합니까...ㅡㅡ; 저는 그래서 오메가 시계는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ㅋㅋㅋ 박태환 선수의 플라잉 스타트 이슈...모두 애태우는 상황을 격어보지 않으셨습니까? 만약 플라잉과 같은 항의가 들어온다면 영상 판독으로 판가름 한다면 누구나 수긍하지 않을까요? 장비가 비싸긴 하지만...;; 억울한 일이 적게 일어나겠죠. 

이제 절반 만큼 지나온 2012 KSF 챌린지 선수분들과 프로팀 선수와 관계자분들...

그리고 스폰서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남은 4전, 5전 경기는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 올 것을 약속하며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