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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Motorsport/News&Info

중고차 자동차 경매는 이렇게 진행된다! - 上 -

조금은 생소한 중고 자동차경매라는 주제에 대해 글을 쓰면서 어떻게 하면 일반 소비자의 과점에서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미리 말씀 드리자면, 일반 개인 자격으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단지 차를 내놓는 것만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일반인으로서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부분만 얘기하게 된다면, 많은 부분에 대해 너무 단편적으로 보여드리는 것 같아 다소 긴 내용이 되더라도 경매 전반에 걸친 내용을 먼저 다루고, 그 다음에 개인이 경매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 하겠습니다.

12월 4일,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글로비스의 초청으로 시화 자동차 경매장에 다녀왔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출입, 운송, 해운 사업을 주로 하는 물류회사 입니다. 글로비스는 분당과 시화 두 곳에 자동차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급하게 들어가느라 입구 사진은 어느새 생략되었습니다.>

중고차매매단지를 한 번이라도 찾아가보신 분은 공감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중고차 매매단지에는 매매단지 특유의 느낌이 있게 마련인데 이곳 경매장은 사뭇 다른 인상입니다. 주변이 잘 정돈되어 있고 깔끔했습니다.
<요런 조직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차부터....>

도착하자마자 곧 이어서 자동차 경매 전반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을 들었습니다. 많은 내용이 질문 답변을 통해서 오갔는데, 상당수는 “왜? 딜러 회원사만 입찰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일반 개인은 경매에 차를 내놓는 경매 위탁만이 가능합니다.
<글로비스 자동차 경매장 자유이용권?!?>

이렇게 멤버십을 가진 사람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법적으로 “중고자동차매매 사업자”로 등록된 사업자가 글로비스에 일정 보증금과 연간 회원비를 내면 회원사 자격이 주어지고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 입니다. 

글로비스 측에서 말하는 일반 개인이 입찰 할 수 없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개인을 위한 경매 시스템까지 구비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지만, 구매력은 전문 딜러보다 현저히 떨어지게 되어 경매장에서는 손해가 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경매가 끝난 후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개인은 신뢰가 떨어진다는 것 입니다. 

어떤 사람이 경쟁을 통해서 차량을 낙찰 받았는데, 돌아서서 보니 너무 비싼 가격을 지불하는 것 같아서 차를 사지 않겠다고 변심을 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겠습니다. 이런 경우, 그 차가 정말 필요한 다른 입찰자들의 기회를 놓치게 되고 경매 전반에 혼란을 가져오게 됩니다. 차를 파는 사람은 이 경우 경매에 다시 내놓거나 다른 판매 방식을 또 고려해야 하는데 이때 판매자의 손해는 경매장이 책임져야 하는지, 낙찰 받고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낙찰자에게 책임이 있는지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이나 일본에 있는 어떠한 자동차 경매장에서도 입찰은 별도의 자격을 가진 사람들로 제한되고 있습니다.
<2층 경매장의 입구>

자판기코너와 휴식공간이 같이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모니터로 경매 진행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매물은 쉬면서도 잡아야죠!

아직 경매 시작 전이라 자리가 비어있습니다. 휑~~~


바깥에는 오늘 경매 대상 차량들이 저렇게 서있습니다. 이렇게 찍어놓으면 그다지 많아 보이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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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보면....
이만큼의 차들이 모두 오늘의 경매 대상 차량입니다.
시운전은 불가능하지만 시동을 걸어보고, 차를 구석구석 살펴보는 것은 다 할 수 있습니다. 경매에 위탁으로 차를 출품하시는 경우 저 많은 자동차 중에 하나가 되겠지요.
저 차들이 세워진 곳은 도크(Dock)형식으로 아래에 공간이 있으며 밑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단순히 차를 보기만 하는 것이라면 리프트로 차를 들어올리는 것보다 안전하고 더 빠르게 검사할 수 있습니다. 
(도크 위에 세워진 차들은 대부분 수입차들이었습니다. 몸값이 비싸서 그런지도...모든 차량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계단을 내려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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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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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가까이서 쉽게 차량의 하부를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차량인지 맞추시는 분께는 소정의 상품이 있을지도?!?!?
(Sgoon 형이 말한 것 아님...;; 보증 못한단 이야기;;;)

차마다 눈에 잘 보이는 곳에는 성능점검표가 있습니다. 글로비스 측에서 경매시작 전에 차량점검을 완료하여 입찰하는 회원에게 차량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요. 딜러 회원에게 제공되는 웹서비스를 통해서도 경매 전에 미리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 웹을 통해서 미리 경매로 사고 싶은 차량을 정해서 현장에 오고, 현장에서는 실차와 비교하여 세부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성능점검표! = 중고차 성적표>

예전에 TV프로그램 “불만제로”에서도 나왔지만, 일반 중고차 매매상사에서 차를 사는 경우 성능점검표를 믿고 거래를 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릅니다. 일반인보다 중고차에 관심이 조금 더 있는 제 수준으로 봐도 문제가 있는 곳을 기재 하지 않거나 실제 증상보다 경미한 것처럼 기재하는 건 흔한 일입니다. 

딜러들에게 성능점검표에 내용에 의심하듯 물어보면 법적으로 보장되고 어쩌구 하면서 대단히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에 진위 여부에 대해서 법적으로 책임을 묻기는 굉장히 힘들고 피곤한 일입니다. 매매상 딜러들은 그 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고로 인해 뒷부분을 판금 수리한 차량> 

글로비스 자동차 경매장에서 제공하는 성능점검표는 매매상사와는 달리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경매장 입장에서 보면 차 한 대당 가격에 따라서 경매장의 이익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경매 대수를 늘리고 경매에 참여하기 원하는 회원이 많아야 수익이 유지되는데, 차 상태가 좋아 보이도록 성능점검표를 만들어봐야 경매장의 신뢰가 떨어져서 되려 손해를 초래하게 됩니다. 또 차를 사러 오는 사람들이 전문가이니 전문가가 봐서 바로 보이는 부분을 감출 수도 없습니다. 특히 사고 유무를 표기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매매상의 성능점검표 보다는 훨씬 자세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 패널 부분을 평가하는데 사용되는 기준이 표와 같이 상당히 세분화 되어있습니다.
 PP  P  XX X
도장흔적  도장필요  교환흔적  교환필요  판금필요  상처  부식  균열  수리이력 

실제로 보면 이런 부분도 흔적도 의심을 하고 기재를 하나 싶을 정도로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은 빠지지 않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혹시라도 매매상에 갔을 때 글로비스의 성능점검표가 남아 있다면 많이 참고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제 의견입니다만,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이정도 수준의 성능점검표만 받아 볼 수 있어도 중고차 시장의 신뢰성을 매우 높일 수 있다고 생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겠지요. 국가에서 제도적인 측면을 개선할 의사도 딱히 없어 보이고요.

이렇게 충분히 차량을 본 후에는, 경매장에서 경매가 진행 됩니다. 
한 시간에 대략 100여대쯤 경매가 이뤄지고 이날 경매에 나온 차량이 500여대쯤 되니 5시간쯤 진행되는 셈입니다.
경매 시작 모습입니다. 아까는 비었던 자리가 많이 찬 모습입니다. 왼쪽에 경매차량 주차장으로 가는 문에 있어서 왼쪽 자리가 인기입니다. (강의실에서 문이랑 가까운 자리가 인기 좋은 이유?;;;) 사진속에 저분이 쥐고 있는 버튼이 경매에 참가하는 스위치입니다. 한번 누르면 3만원 단위로 금액이 올라갑니다. 개인별 모니터로 중요 사항을 확인하며 경매에 참여합니다.
자세히 보면 이렇게 생겼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폭탄스위치 같기도.......

경매는 이렇게 진행 됩니다. 
먼저 차를 내놓고자 하는 사람이 받고 싶은 희망가격을 정해서 경매장에 차를 위탁합니다. 경매장에서는 고객과 상담을 통해 희망가격에 대한 조을 합니다. 경매 시작가격은 희망가격보다 낮으며. 경매 시작가격에서 고객이 원하는 희망가격이 넘어서면 두번째 그림처럼 차 옆에 검은색/빨간색 테두리가 등장합니다.“팔고자 하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에 이미 도달했습니다” 라는 신호 입니다. 이 희망가격에 도달하기 전까지 입찰하는 사람은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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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장씩 넘기면서 봐주세요~>

저 경우, 경쟁이 붙어서 희망가격에 도달하고도 50만원 정도를 넘어서 낙찰이 되었지요.

고객이 받기 원하는 가격은 최소한 매매단지에서 거래되는 동일차종의 시세라고 가정했을 때 경매에 내놓은 이유 하나로 50만원을 더 받으셨네요. 이것이 바로 경매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중고차 판매자 입장에서 많은 구매자를 모아놓고 경쟁을 유도하여 조금이라도 더 높은 가격에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반면, 모든 차량이 낙찰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 사진의 차량은 파는 사람이 원하는 가격에 도달하지 못하고 유찰된 차량입니다.
<반응이 썰렁하던 SM5 뉴 임프레션 LPG차량. 국가 유공자/장애인만 소유 가능> 

애초에 희망가격이 너무 높은 경우 시작한 가격에서 경쟁이 붙어서 가격이 올라간다 하여도 경매 규칙상 희망가격에 도달하지 못하면 유찰이 됩니다. 다른 경우로는 정말로 자동차의 상품성이 떨어져서 아무도 입찰을 하지 않아서 자연스레 희망가격에 도달하지 못해 유찰 됩니다. 

국가유공자/장애인만이 소유할 수 있는 LPG차량이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유찰된 차량은 “상담거래”라는 형식으로 나중에 판매가 됩니다. 파는 사람이 받고싶은 희망가격에는 못 미치더라도 사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경우 구매자가 일정 가격을 제시하면 경매장 측에서 판매자와 중계를 하여 차를 판매하는 형식입니다. 상담거래로도 팔리지 않을 경우, 판매자는 다시 경매에 내놓을지 경매를 포기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시 경매에 내놓게 되면 추가적으로 수수료가 발생합니다.
<경매장 바깥에는 이렇게, 경매가 끝난 후 차를 가져갈 셀프로더 트럭들이 줄지어 서있었습니다.> 

대략적인 경매 과정은 이렇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 더 중요한 경매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같이 쓰려고 보니 글이 계속 길어지기만 하고, 주제도 왔다갔다 해서 읽기에 좋지 못했습니다. 
다음 포스팅도 지켜봐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