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goon's/Garage

탈 많았지만 즐거웠던 KSF(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 1전 후기

최근 바쁜 회사 업무로 후기가 조금 늦었습니다. 늦은 만큼 장편의 후기이니 찬찬히 읽어주십시오. ^^;;

7월 2~3일 양일간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이하 KSF)이 태백레이싱파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스피드페스티벌에서 코리아스피드페스티벌로 이름이 바뀐 후 처음 열리는 경기이고 특히나 프로모터가 변경되면서 모터스포츠에 관심 있는 분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첫 경기입니다. 신규로 아반떼 MD, 제네시스 쿠페 3800전이 추가되어 2010년 KMSA에서 개최하였던 스피드페스티벌보다 규모 면에서는 확실히 더 커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KSF 1전은 쉽게 진행된 것이 아닙니다. 기존 프로모터 변경에 대해서 2010년부터 이야기가 나왔으나 확정된 정보가 이미 경기 시즌이 시작되어야 할 시기에 발표되고 그러면서 뒤늦게 신규 투입되는 차종이 결정되었고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나 경기 대행사나 정신없이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계획되었습니다. (매일 밤새워가면서 아반떼 MD를 만드는 모습을 늘 볼 수 있었습니다.)

<넉넉한 실내공간 캡티바! : 중고로 기존 휠을 팔기 위해서 탈부착 작업하러 이동>
(쏘울에도 타이어 10짝은 옮길 수 있네요. ㅋㅋ 225 45 17 RS3 기준)
저도 새로운 규정에 맞는 차를 준비하기 위해서 협회 캠프에서 늦게까지 있는 일이 많았습니다. 기존 일정대로 6월 초 경기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거의 2주 정도는 차에만 매달려 있다시피 했는데요. 1전 연기라는 소식이 솔솔 들리더군요. 그러나 확정된 정보가 없었으니 열심히 경기 준비에만 집중했습니다.
 
결국 연기 두둥!

포르테 쿱 세팅한다고 체력이 바닥인 상태에 연기 소식에 차라리 잘 됐다 싶기도 하더군요. ㅠㅠ;;; 그래도 KSF에서 6월 12일 영암 테스트 주행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신나게 달릴 기회가 있어서 이미 서킷에서 달릴 준비가 끝난 차를 가지고 영암으로 가기 위해서 최종 점검을 하면서 나온 문제로 다시 재맵핑까지 하고 영암으로 고고! 

<영암 F1 코스에서 연습 중인 아반떼 MD R>

그날 연습주행은 종일 진행되었는데, 아쉽게도 저는 중간에 타이어 교환을 위해서 목포 시내에서 2시간 정도를 그냥 뺑뺑 쳤네요. ㄷㄷㄷ
차가 낮다고 교환 안 해준다는 H타이어 대리점은 때문에 고생만 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자신 없다고 하던지...
괜히 하체만 그렸네요. ㅠㅠ 그래도 타이어를 갈고나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새로운 규정대로 세팅된 제 차에 대해서 익숙해질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적응에 문제인지 예상보다 영암에서 기록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2011년 포르테 쿱 챌린지 7번>

일단 서스펜션이 바뀌면서 코너에서 여유가 늘었고 브레이크 패드로 적용된 EBC 그린의 성능은 기존 KMSA 패드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습니다. 가격대비로 생각하면 그냥 KMSA 패드를 2번 교환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새로운 브레이크 패드를 장착하고 기존 브레이킹 포인트에서 브레이킹을 시작하면 여유가 더 남았는데요. 이걸 잘만 활용하면 조금 더 빠른 랩타임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ECU 맵핑 후 가혹 주행을 처음 했는데, 경기에서 믿고 밟더라도 문제가 안 되겠다는 확인 정도...^^

<영암 F1 서킷 연습 주행 가는 길!>

그런데 경기에서 미친 듯이 달려 보겠다는 사람의 마음이 쉽게 달래지지 않더군요. 결국, 지인들과 태백레이싱파크 연습주행을 갔습니다. ㅋㅋ 그게 7월 19일이었는데요. 코너별로 공략을 연습하면서 대충 나오는 초는 11.5초 대가 나오더군요. 이상적인 기록은 10.4 정도로 확인되었습니다. 기온이 상당히 높았는데도 기록이 괜찮게 나와서 기분 좋게 연습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서울로 오는 길에 제 실수로 차가 좀 망가지는 사고가 있어서 ㅠㅠ 세팅이 원점으로! 

제 차를 항상 손봐주는 필모터스(수입차 전문 제 차만 예외 ㅡㅡ;)에서 1주일 만에 재탄생합니다.
색상 톤을 조금 다운시켰더니 완파 차 같군요...ㄷㄷㄷ (그래도 지금이 더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시즌 끝나고 색상을 다 맞추기로 하고 일단 출고!
다시 KSF 캠프에서 리버리킷 붙이고 스폰(?) 스티커를 붙이면서 경기 준비를 했는데요. (서스 세팅도 변경했습니다.)
다 준비하고 '이제는 출발만 하면 된다!' 이러면서 차를 주차장에 고이 모셔두었지요.


그리고는 비가 많이 왔었죠....
(ㅡㅡ; 하늘에 구멍 뚫린 줄!!)

하늘만 구멍 뚫린 줄 알았더니..

제 차도 구멍이 두둥!
ㅡㅡ; 실내에 물이 찰랑거립니다.

<수건으로 급하게 빼내도 이 모양...빗물이....ㅠㅠ>

경기가 2일 남은 상황!!! 이제는 경기를 포기해야 하나?
이런 생각마저 듭니다. ㅠㅠ 


급하게 기아자동차에 전화했더니 답답한 소리만 하더군요. 쩝;; 결국 다시 필모터스로 입고합니다. 사고수리를 거기서 했기 때문에 거기서도 놀라서 같이 움직여 주셨습니다. 원인을 찾고 보니 참...기아가 차를 이렇게 허접하게 만들었을 줄을 몰랐습니다.

ㅡㅡ^;;

<신속하게 물기를 제거 중인 상황...>

빗물이 새는 원인을 찾기 위해서 실내를 다 뜯어내고 확인해보니 앞유리에서 줄줄줄;;; 제가 앞유리 교환을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결국, 제 돈으로 앞유리 수리와 실내 내장재를 교환하기로 했습니다. 앞유리는 교환하면서 상태를 보니 유리가 차체와 다 접합되지 않고 들떠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실리콘이 중간에 얇게 발려서 붙어 있지 않았던 것이더군요.

<비가 오지만 그래도 최대한 말리기 위해서 준비중....>

매트는 보통 부품센터에 잘 없어서 주문을 넣고 급한 대로 기존 매트를 최대한 말려서 출고했습니다.
(아마 그때 급하게 작업이 안되었으면 출전을 못 했을 것입니다. ㅠㅠ 필모터스의 신속한 처리에 감사감사...m__m) 

<예전선 준비하다가 휠 볼트 부러진 것을 급하게 교체 완료하고...>

다시 경기장에 갈 준비하고 금요일에 무사히 태백스피드파크에 도착! 휴~ 이제는 별일 없겠다 싶더군요. 연습주행도 무난하게 끝나고 일요일 날씨변화를 관찰하면서 타이어 작전을 어떻게 가지고 갈지 고민하면서 토요일 예선준비를 했습니다. 타이어도 갈고 브레이크 패드도 갈고.....그런데 이때도 문제가..... ㅡㅡ;

휠 볼트가 똑! 하고 부러졌던 것입니다. ㅠㅠ 급하게 태백시에 있는 현대기아 부품점에 전화해서 수소문하니 현대차와 호환되는 허브를 발견하고 바로 구매해와서 야밤에 부러진 휠볼트를 교환했습니다. (역시 국산차가 좋다는....)

괜히 저 때문에 고생하는 A팀장님한테 죄송했습니다.

쩝...원래는 중간마다 도와드리려고 했는데, 계속 차에 말썽이 생기면서 제대로 도와드리지도 못했네요...ㅠㅠ 쩝...

<공식 연습 주행 중>

예선전! 초반에 타임을 뽑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아직 제가 예선전을 잘 치르는 경험이 부족해서 그런지 풀어택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토요일 오전 공식 연습 타임에 느껴졌던 차의 움직임과 또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 여러 번 공기 앞을 변경하기 위해서 피트 인을 하기도 했는데요. 결국, 약간 실패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예선 4위! 
(빠른 분들은 뭘 타도 빠르죠...ㅋㅋ)

예선이 끝나고 바로 타이어를 다음날을 대비해서 양쪽으로 교환하고 저녁 먹고 그냥 퍼졌습니다. ㅋㅋ;;

자고 일어나니 결승전!

<폭우! 그래도 결승전은 시작되고...>

비가 옵니다. 아침부터! 비 오는 날 태백레이싱파크를 주행해본 경험이 없어서 상당히 걱정스러웠습니다. 최대한 비 내리는 상황에서 태백레이싱파크를 달려봐야겠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더 달려볼 기회를 잡고 싶었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 같습니다. 아반떼 클래스 웜업주행에서 여러 대가 그대로 버지로 빠지고 사고도 발생하는 것을 보고는 ㄷㄷㄷ 하더군요.

포르테 쿱 클래스도 비슷한 상황
이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선수가 웜업주행에서 차가 심하게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결국, 결승전에서 예선 1위 자리가 빈 상태로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아반떼 클래스보다 포르테 쿱 클래스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물론 웜업주행에서 무리하지 않고 달린 이유도 있었지만 이미 연습주행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포르테 쿱과 아반떼 클래스 간의 수준 차이가 보인다는 이야기가 저는 조금은 신경이 쓰였습니다. (포르테 쿱 클래스 선수분들도 잘 달려욧!!)

웝업주행 후 알게 된 것이지만, 제 차는 결승을 앞두고 또 비가 차 실내도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ㅠㅠ  

이건 핸디캡 웨이트에요!! 

<포르테 쿱 결승 스타트!>

결승이 진행되는 상황은 비가 더 내리더군요. 3번 4번 5번 그리드에서는 물이 흐르더군요. 드디어 스타트! 

수중전이라 다른 선수분들이 조심조심하는 상황에서 운 좋게 2위를 자리 잡았습니다. 제 앞뒤로 이미 실력 좋다는 분들이 포진...;;ㄷㄷㄷ 그래도 1코너 이후 바로 뒤에 있던 차와 거리가 멀어집니다.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입니다. 이 정도 페이스로 무난하게 완주한다면 2위는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 생각도 잠시~

앞에 4미터 정도 앞서 있던 1위 차량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코너마다 뒤가 흐르는 것이 보였는데...

자이언트 코너에서 주춤하더니 1위 차량 스핀!

머릿속으로 별생각이 다 들더군요. 저도 그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스핀일 테고... 그렇다고 그냥 가면 그대로 1위 차량을 박을 위기였습니다. 다행히 스핀 한 1위 차량이 그대로 서지 않고 빠르게 코스 밖으로 날아갔습니다.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면했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1위로 달리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바로 발령되는 SC 상황...후미에 달리고 있던 분이 사고 난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SC 스타트로 경기 재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2위 3위 차량 간 충돌로 3위에 있던 차량이 리타이어 됩니다.
차량 상태를 보니 별일 없는지 걱정되었습니다. 


다시 SC 스타트! 두 번째지만 자주 있는 일이 아니므로 어리둥절합니다. SC 스타트 후 뒤를 보니 슈퍼드리프트 선수가 점점 가까이 오더군요. 이미 예선에서 수중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경기운영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 ㅡㅡ;; 난 지금 운영이고 뭐고 바쁜데...ㅋㅋ)

일단 안정적으로 두어 바퀴 주행하니 2위 차량과 거리가 말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마음속으로 더 빨리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생각을 하자마자 자이언트 코너에서 먼저 스핀 한 1위 차량과 같은 상황이 연출됩니다. 뒤가 날아가면서 코너 안쪽으로 차가 말렸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바퀴가 물웅덩이로...카운터고 뭐고 그냥 차가 돕니다. 비 오는 날인데 마른날처럼 타이어 스키드 음이 들립니다.;;;; 이대로 선두자리가 빼앗기나? 싶더군요. 그래도 뒤에 차량과 거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재출발에 유리한 자세를 만들려고 했는데, 운 좋게 성공! 

엔진상태, 차량상태를 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1단 넣고 버지에서 빠져나왔습니다. 다행히 2위 차량이 보이지 않더군요. 다시 코스로 들어와서 달려가는데 뒤에서 2위 차량이 보입니다. 그 이후로는 무리하지 말고 안정적으로만 하자는 생각으로 주행했습니다. 

다시 발령되는 SC 상황 이날 SC 상황이 몇 번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 다시 SC 스타트!

어느덧 바로 뒤에는 슈퍼드리프트 선수가 있었습니다. ㄷㄷㄷ
SC 스타트에서 제 차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서 얼라? 반칙? 이랬는데 알고 보니 선두만 속도 지키고 뒤에서는 순위 변동만 없다면 더 빠르게 주행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ㄷㄷ
(맞나? ㅡㅡ; 뭐 맞겠죠. 그래야지 변수가 생기고 재미나니...)

그래도 1코너 브레이크 싸움에서 제가 앞서서 안정적으로 다시 1위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3바퀴를 돈 것 같은데, 그냥 안정적으로 달리자 생각하고 주행한 것이 베스트 랩이 나오고 그렇더군요. 맘만 급하게 먹는다고 되는 게 아닌가 봅니다.

마지막에 체커기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식적인 경기에서 처음 먼저 체커기를 받는 거라 내가 받은 거 맞아? 싶더군요. 받긴 받았으니 1위 세레모니로 손가락으로 1을 만들어 창밖으로 꺼내고 1초 만에 접었습니다. ;;;

찬 기운이 촤악~~~ ㄷㄷㄷ

그리고 이거 규정 위반인가? 싶기도 하고요...다 처음이라 어리둥절합니다. 

경기 끝나고 포디움에서 선수들끼리 샴페인을 터트리면서 장난치는 모습이 부러웠는데, 그것도 처음 해봤습니다.
재미나더군요. ㅋㅋ
다음에는 다 죽었어!!!
(다음에도 올라설 수 있게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네요.)

경기 끝나고 리타이어 하신 분들 그리고 경기 준비한다고 고생하신 분들 찾아다니면서 인사드리고 그랬는데요. 제일 걱정되는 분들은 경기중 사고로 리타이어한 지인 분들이었습니다. 차도 차지만 몸은 괜찮은지 걱정되고 말이죠. 다음에는 주변 분들이 리타이어하지 않고 다 같이 완주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KSF 2전에서 뵙겠습니다. 

P.S: 약간 경기 내용 순서가 다를 수 있습니다. ㅠㅠ 인캠을 설치 못 해서 안습...ㅠㅠ 
       바쁘다고 너무 두서 없이 쓴것 같네요...ㅋㅋ
       사진중 이쁘장하게 잘 직힌건 모두 독설가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워터 마크는 생략;;;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