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자동 변속기에는 토글(?) 시프트가 달려 있는데, 수동모드에서 + - 버튼을 이용하여 변속하게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 변속기에 드라이빙 재미를 위해서 수동모드를 지원한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그래서 수동모드를 어떻게 지원하느냐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요즘 대세는 패들시프트가 지원되는 자동차인데, 특히 조금이라도 고성능을 표방한다면 패들시프트의 부제는 상당한 단점이 된다.
수동모드에 대해서 민감하지만 수동변속기 자동차를 타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 우리나라에서 말리부 자동변속기에 존재하는 수동모드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 주었다.
▷ 말리부 변속기 처음에는 이상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새벽에 말리부를 받아서 정신이 멀쩡할 때 시승하자는 생각에 일단 키를 받아 들고 무작정 길이 좋아 보이는 곳으로 이동했다. 늦은 시간 익숙하지 않은 지역에서 자동차를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느껴볼 장소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나름 잘 알고 있는 고속도로와 인터넷 검색을 통한 유명한 와인딩 코스를 찾아서 가보기로 했다. 물론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그리고 사람은 적은 곳을 선택해서 가야 했다. 너무 늦은 시간까지 시승하면 결국 다음날이 문제니까 말이다.
시승을 본격적으로 할 지역으로 이동할 때만 해도 그냥 편하게 말리부를 즐기는 상황이었으니 '변속기 응?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지극히 평범한 주행을 하는 상황이고 가끔 가속 페달로 강한 가속을 끌어내는 정도로만 운전했었다.
▷ 말리부 자동변속기 수동모드 조작 방법이 이상함을 느끼다.
시승차를 받으면 반드시 하는 몇 가지 비교 테스트가 있는데, 보통 가속, 감속 테스트 그리고 전반적인 차량 움직임을 느껴보기 위한 와인딩을 겸하게 된다. 물론 슬라럼과 같은 움직임도 포함된다. 이런 운전은 일반적인 주행이 아니라 특수한 상황을 가정하여 내가 시승한 자동차에 대한 평균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주행이다.
제로백 측정 테스트에서 수동모드가 있는 자동변속기라면 반드시 수동모드로 제로백을 여러 번 측정하게 된다. 그런데 말리부는 적응이 쉽지 않았다. 물론 몇 번 하고 나니 익숙하게 변속할 수 있었지만, 뭔가 불편했다. 수동모드가 변속기 가장 아래쪽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뭔가 조작이 편리하지 못하다. 스포츠 주행에서 말이다.
▷ 이걸 사용하라고 만든 건가?
아마도 이걸 스포츠 주행을 하라고 만든 거라면...독설을 뿜어야겠지만...잠시 생각을 다르게 해본다.
실제로 말리부를 타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자 그냥 편하고 넓고 안정감 있고 어디 가서 체면에 흠집 안가는 차를 원하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그러나 자동차 관련 글을 쓰는 분들의 관점 그리고 이런 글을 찾아보는 사람들의 관점을 본다면 스포츠 주행! 이라는 요소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인데, 이걸 어느 기준에 맞춰야 하나...
말리부에 익숙해지고 나서 바로 와인딩 코스를 찾아서 다녔는데, 음..글쎄...코스에 따라서 다르지만 급하게 변속을 할 경우는 사실 많지 않았다. 특히나 랩타임을 내기 위한 달리기가 아니라 차량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는 말리부 수동모드가 큰 무리가 없었다.
조금 더 강한 극한상황에서 어떤지 궁금해서 더 몰아붙여 보았다. 아...젠장 버튼으로 되어 있으니 이거 불편하다. 긴박할 때는 다른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렇다고 출력이 높아서 변속을 자주 해줘야 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핸들에서 기어봉으로 손을 움직이는 일이 반복된다. 쩝...적응하니 그런대로 쓸만하지만, 직관적인 느낌은 없다.
▷ 말리부에서는 수동모드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시승이 끝난 후 말리부의 토글(?) 시프트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해야지 될지 참 난감했다. 분명히 불편한데, 왜 있지? 라는 생각에 정리가 안 됐었다. 아마 말리부를 장시간 타면 토글(? : 토글이라고 쓰고 버튼이라 읽자!) 시프트에 적응해서 잘 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차라리 삭제해 버렸다면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말리부 변속기 조작방법 적응 문제? 아님 인식 문제? 과연 어느 것일까? 개인적으로 며칠간 그냥 차를 이동 수단으로 타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왜 수동모드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분도 꽤 많았다. 하물며 엔진 브레이크를 써서 산길에서 내려와야 하는 이유도 잘 모르는 분들도 있었다. 자동변속기가 모든 것이 자동이란 의미는 아닌데...아무튼...
제조사에서 처음부터 수동모드를 제공하는 목적이 다른 곳에 있지는 않았을까?
엔진 브레이크를 적절하게 걸어주기 위함이나 예전에 눈길을 위한 모드도 있었는데, 뭐 그런 용도?
수동모드 = 스포츠 주행을 위한 것! 이라는 일부 소비자의 인식 문제일까?
아니면 쉐보레가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제조상의 문제일까?
말리부에 적용한 새로운 수동모드 변속방법에 대해서 실 소비자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Car & Motorsport > 자동차 관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보다 무서운(?) 낙엽! (2) | 2011.11.07 |
---|---|
커피를 마시며, 내 서킷 주행을 다시 생각해본다. (6) | 2011.11.02 |
2011 코리아 그랑프리 관람 후기 그리고... (0) | 2011.10.22 |
KSF 아마추어와 프로를 구분하라고? (6) | 2011.10.17 |
[F1] Q3에서 경쟁할 수 없었던 미하엘 슈마허 (0) | 2011.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