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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 Motorsport/자동차 관련 이야기

쉐보레 자동 변속기는 정말 버려야 할까? [보령 미션 이야기...]

 쉐보레 변속기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말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더 크게 이슈가 되어, 마치 쉐보레 변속기(보령 미션)는 절대로 쓰면 안 되는 변속기 같이 이야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조금 다른 각도로 이야기해 볼까 한다.

◐ 보령 미션의 슬립 이야기...

제가 현대기아자동차 위주로 차를 사게 된 이유는 한참 튜닝에 빠져 있을 때, 쉽고 다양한 파츠를 구할 수 있는 자동차가 좋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빠르게 다양한 차종에 맞게 제품이 나오지만, 예전에는 튜닝샵을 찾아가서 맞춰주세요! 하고 개조해서 장착을 하거나 하나하나 만들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그래서 현대가 짱! 그다음 기아! 나머지는 .... 이런 생각을 했었다.

그나마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실제로 주변 지인이 라세티 프리미어 오너이고 아반떼 MD 일반인 시승기에 등장하면서 라세티 프리미어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듣게 되면서부터이다. (누구나 그렇듯 관심이 없으면 아는 것도 없습니다.) 

오버 스펙으로 장착된 자동 변속기 이야기 그리고 슬립...

오버 스펙 미션! 이 이야기만 들어도 다시 GM대우(현 쉐보레)에서는 소형차에 대한 개발이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유압식 자동 변속기는 말 그대로 유압으로 움직이게 되고 허용 스펙에 맞는 엔진과 궁합을 맞춰야 한다. 즉, 미션이 원활하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압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엔진보다 오버 스펙이 되면 그런 동작에서 어리바리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은 미션이 슬립 되면서 유압을 형성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게 되고 그 시간 동안 운전자가 느끼기에는 그저 슬립하면서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것 같다. (변속할 때 힘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기 되기도 한다.) 

미리 해결할 수 있었던 미션 슬림 이슈가 아니었을까?

물론 부드러움이 미션 슬립처럼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는데, 부드러움은 개인적으로 다른 메이커들이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다. 

◐ 변속 충격!

개인적으로 쉐보레 자동차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갑자기 퉁! 하면서 느껴지는 변속 충격은 특징으로 볼 정도로 모든 차종에서 나타나는 부분으로 심지어 상태 좋게 느껴지는 알페온도 그렇다. 순정 크루즈, 올란도, 캡티바, 토스카에도 느껴지는 충격! 퉁!

그런데 특정 상황에서만 발생하는데, 크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이 아니라면 무시해도 될 부분이다. 그러나 이왕이면 더 완성도 높은 차를 타고 싶은 소비자입장에서 이건 좀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조그만 더 부드럽게 제어한다면 소비자의 만족도는 더 높아질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더 슬립나게 만들라...;;;)

◐ 떨어지는 연비!

경쟁사 대비 쉐보레에서 출시되는 자동차는 상대적으로 연비가 떨어진다. 뭐 말로는 고속도로에서 연비가 잘 나온다고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고속도로 연비만 본다면 크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고려하면 두루두루 평균연비로 봐야 하지 않나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고속도로만 달리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연비에 대한 부분은 엔진 효율과 변속기 그리고 각종 동력전달 계통의 효율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데, 꼭 여기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락업 클러치 유지에 대한 부분이다.

자동변속기는 유압으로 차를 밀다가 특정한 조건이 되면 수동 변속기처럼 직결시켜버려 수동 변속기와 유사한 상태를 만들어 주는 락업 클러치 상태가 된다. 보령 미션이 장착된 쉐보레에서 출시된 자동차는 락업 클러치가 상대적으로 늦게 걸리고 그리고 쉽게 풀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조금이라도 연비를 높이기 위해서 모든 회사가 개발비를 투자하는 마당에 조금 시대에 맞지 않게 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쉐보레 차를 타면서 내린 결론을 캡티바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는데, 다시 이야기하면 락업 클러치가 되면 엔진 진동이 차체로 전달되고 그때 발생하는 진동을 충분히 걸러 주지 못하기 때문에 락업 클러치 시점을 늦게 잡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다. 에코모드에서 억지로 락업이 저 알피엠까지 유지되면 상당히 심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전에 현대 자동차 기술 설명회에서 들은 이야기도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줄여서 락업 클러치 시점을 빠르게 당겨서 연비를 개선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와 직접 경험한 증상을 보면, 보령 미션이 락업 클러치가 늦게 되고 쉽게 풀리는 이유를 짐작해 본다.

◐ 정말 버려야 하나? (완전히 바꿔야 하나?) 특성을 유지하면서 개선해야 하나?

인터넷에서는 쉐보레 변속기 (보령 미션)을 참 몹쓸 물건으로 이야기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좀 과격하게 표현해서 그렇게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과연 보령 미션을 버려야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문제점, 변속 충격, 미션 슬립, 부족한 연비 등을 생각하면 이런 미션 좀 버리고 다른 미션을 올리면 안 되나?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쉐보레 관계자분들을 만나면 어떻게 다른 미션을 넣으면 안 되냐고 자주 이야기했었다. 

그런데 다른 시각이 있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었는데, 집에서 알페온을 살 때 난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수납공간 꽝! 연비 꽝! 미션에서 출력 다 까먹어 꽝! 튼튼하게 느껴지는 것 빼곤 좋은 것이 없어 보인다. 라고... 그런데 이건 혼자만 생각하는 개인적인 입장이었다. 잘 달리는 차를 좋아하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일지도 모른다. (그저 달리기 좋아하는 사람의 생각이다.)

하지만 알페온 일상에서 시승하면서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무엇보다 편하다는 거였다. 지금까지 항상 민감하고 빠른 반응을 보여주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변속이게 내가 길들여 있어서 그렇지 정작 편하다! 라는 부분에서는 쉽게 공감하지 못했는데, 쉐보레 변속기(보령 미션)에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몸이 피곤할 때 차를 타보면 확실하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냥 편하게 가고 싶은데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변속기 반응과 착착 떠어지는 변속 느낌이 너무 싫어지기도 하더라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몸이 피곤하면 알페온이나 집에 있는 쏘울을 타고 다닌다. 이유는 그냥 편해서다. 보령 미션이 분명히 단점이 있고 일부 사람들에게는 아주 몹쓸 변속기지만 특유의 보령 미션의 느낌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버려야 할 미션이 아니라 조금 부족한 부분은 개선해서 오히려 더 편하고 특유의 보령 미션의 부드러움이 사람들에게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라고 혼자 생각해본다.
(알페온 미션은 괜찮다고? 정도의 차이지 쉐보레 차량은 모두 비슷한 특징이 있다.)

가끔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하기도 했었다. '왜 알페온을 사?' 라고 말이다. 말로 설명이 안 되는 무엇인가가 있는데, 분명히 지적한 단점을 싫은 부분이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특유 편안함은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저 그런 스타일이 좋은 것일 뿐...

어찌 보면 약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자동차가 가지는 목적과 다르게 사용하면서 생긴 문제가 아닐까?

일부의 단점이 그 제품 전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몇 가지 문제만 해결된다면 쉐보레 변속기 생각보다 괜찮은 변속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 그리고 요즘 같이 소비자 반응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에서 소비자의 불만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쉐보레가 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