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족을 위한 조금 큰 세단을 고르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당시에도 그랜저와 알페온을 두고 많은 저울질을 했었습니다. 결정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할 분의 의견과 필요한 시기에는 그랜저는 여전히 런칭 전이었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알페온을 선택했지만, 그랜저 5G가 출시되면 결과를 떠나서 알페온과 간단하게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알페온과 그랜저를 비교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미궁으로 빠질지도 모릅니다..ㅋㅋ)
# 젊은(?) 디자인 그랜저 5G!
대한민국에서 나름 성공한 중장년층을 상징하는 차라면 바로 그랜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랜저는 세월이 지나면서 소비자와 같이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디자인이 그렇습니다. 그 전환점이 되는 것이 그랜저 XG라 생각합니다. 기존 그랜저에서 보톡스 맞고 젊어진 그랜저 XG는 그랜저 TG 변신하면서 살을 좀 찌우고 벌크업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운동과 다이어트로 더 샤프하고 젊어진 모습으로 우리 눈앞에 그랜저 5G(HG)로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현대자동차 패밀리룩의 완성은 그랜저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듭니다. 이번 패밀리룩에서 가장 보기 좋은 모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아반떼 같군요. 그랜저 5G에서는 가벼워 보이기 쉬운 곡선 라인을 조금은 더 고급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은 더 상위 모델인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느낌이 디자인이 곳곳에 숨어 있는 것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냥 끼워 맞추기 한 거지머 ㅡㅡ;;)
알페온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길이는 비슷하지만, 정면에서 보면 그랜저 5G가 조금 더 낮고 넓게 보입니다. 야간에는 알페온의 인상은 그리 강렬하지 않습니다. 상당히 무난한 느낌이고 사람들이 무엇인가 새로운 자동차라는 것을 느끼기 어려운 것이 특징입니다. 가까이서 사람들이 보고 나면 '무슨차?' (아직도 모르다니 ㅡㅡ;;; 존재감 없음...) 이런 반응이죠.
그러나 그랜저 5G는 멀리서부터 어라! 새로 나온 자동차! 라는 느낌을 확실히 주지요. K7와 마찬가지로 야간에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포스는 확실히 그랜저가 알페온보다 신선합니다. 개인적으로 무난하게 느껴지는 알페온이 오히려 고급 자동차로는 더 좋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만약 지금 그랜저의 느낌이 앞으로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알페온과 그랜저의 사이드에서 전달되는 특징을 비교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랜저 5G는 요즘 현대자동차 디자인 콘셉트대로 상당히 많은 곡선을 이용하여 차체의 볼륨감을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약간 클래식한 느낌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그랜저가 좋은 이미지는 아닐 것입니다. 반면 알페온은 거의 직선을 활용하였고 자잘한 곡선보다는 큰 곡선을 이용하여 볼륨감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덕분에 상당히 표준적인 대형세단의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젊은 분들이 보기에는 참 심심한 디자인이죠.
# 한국인의 입맛을 아는 그랜저 5G!
두 차량의 실내공간 크기는 비슷하게 느껴집니다. 공통점으로 운전석에 앉아서 보면 운전자를 감싸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조금 차이점이라면 그랜저가 확실히 국내소비자를 배려한 느낌이 더 많이 든다는 것입니다. 시트포지션을 잡고 운전해보면 그랜저 5G는 언제나 내가 운전했던 자동차를 운전하는 느낌이 들고 알페온은 항상 새로운 자동차에 앉아서 뭔가 내 몸과 밀착된 느낌이 덜합니다. 운전중 시선의 높이는 그랜저가 조금 낮고 안정감 있는 느낌이고, 전체적인 뷰는 오히려 알페온이 넓은 느낌입니다.
각종 수납공간과 옵션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알페온을 위해서 쉐보레가 한참 배워야 합니다. 이미지에서 보이는 전동식 텔레스코픽은 더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고(알페온은 수동), 액티브 에코 모드(알페온은 없음)와 전방 감지센서(알페온은 없음) 등은 기본이고 더욱 차별화를 느끼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알페온은 없음)은 옵션으로 상대도 되지 않는 수준으로 차이가 납니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해서 주행해보면 정말 편합니다. 그냥 오토크루즈만 달려도 생각보다 유용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알아서 거리 조절을 해주니 이건 감동입니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정차까지도 되더군요. 물론 오토크루즈를 너무 믿어서는 안 되지만, 장거리 운전에서 피로감은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단순기능의 '오토크루즈'의 차이는 확연할 겁니다. 뭐 유무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지요. 이제는 알페온에 오토크루즈 달리는 것은 연식변경만 기다려도 되지 않을까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자세하게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간단하게 써본 바로는 물건입니다!
그리고 전동 블라인드는 알페온과 그랜저 둘 다 존재하지만, 알페온은 R에서 D로 기어를 변경할 때 블라인드가 다시 올라오지 않지만, 그랜저는 R에서는 블라인드가 내려가고 D에서는 이전에 전동블라인드 사용 여부에 따라서 다시 전동블라인드가 동작합니다. 같은 옵션이지만 운전자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그랜저 5G를 보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런 그랜저 5G에서도 아쉬움은...
사람들이 그랜저 5G에 대해서 대부분 칭찬만 하고 있어서 그런지 너무나 완벽하고 좋은 자동차 같이 보이지만, 몇 부분에서는 조금 급조한 티가 너무 많이 보였습니다. 수려한 디자인과 각종 옵션은 모든 소비자가 경쟁 차종보다 그랜저를 선택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가격? 알페온 풀옵션이나 그랜저 풀옵션이나 얼마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중간 트림을 많이 선택하겠지만 역시나 무슨 트림을 비교해도 비슷하죠?
위에 사진에 보이는 문을 열면 보이는 도어스텝에서 도어스커트 사진을 비교해 보십시오. 왼쪽과 오른쪽을 비교하면 약간의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세차 상태를 보지 마시고! ㅡㅡ;) 오른쪽 알페온과 비교하면 그랜저 5G의 마감이 조금 아쉬운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치 마감이 완벽하지 못한 애프터마켓 사이드 립 에어댐을 달아 놓은 것 같은 느낌입니다. 차체의 볼륨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부분같이 보이지만 뭔가 급하게 마감한 듯한 느낌입니다. 마치 SUV에서 볼 수 있는 사이드스텝(보조 발판)같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랜저 5G를 사시고 나중에 세차하신다면 반드시 도어스커트 마감부분을 잘 청소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저는 도어스텝 마감을 보고는 그랜저 5G가 좋게만 보이지는 않더군요.)
# 그래서 알페온이야? 그랜저 5G야?
"만약 다시 알페온과 그랜저 5G를 다시 선택할 기회가 있다면? 어떤 차를 선택할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았습니다.
;;;; 제 마음대로 그냥 비교한 것을 정리한 것이니 태클 반사!
역시 현대자동차는 잘 팔릴 차를 만든다 싶군요. 부드러운 승차감과 넉넉한 실내 공간 그리고 다목적성을 지향하는 우리 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이용 형태를 잘 파악한 수납공간, 넉넉한 출력과 효율적인 파워트레인, 중장년층이 모두가 선호할 수 있는 세련되고 독특한 디자인, 옵션만 본다면 끝판 왕! 등 그랜저 5G는 무난하게 소비자 대부분을 만족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옵션이 정말 좋구나! 이런 생각이 제일 강하게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 = 모닝도 옵션은 끝판 왕! 동급?ㅋ)
알페온은 조용한 실내, 전형적인 대형차 느낌의 디자인(장년층이 느끼기엔;;; 글쎄;;;), 차체 강성은 말하지 않아도 동급 끝판왕!.....(더 할 말이 없군요;;;) 쉐보레 더 신경 써야겠습니다. 쩝...제가 오너라 더 좋은 말을 쓰고 싶지만...어..업..;;;
쉐보레 언제까지 기본기만 좋은 차를 제공할 건가요? 기본기는 말 그대로 기본! 나머지는? (개인적으로 타보면 알페온이 더 고급 자동차 같다!! 으하하하 ㅡㅡ; 쉐보레빠! 발언!) 현대는 기본기가 좋다는 느낌보다는 잘 조합을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물론 점점 기본기가 좋아지고 있지요. 이제는 눈에 보이는 부분을 충분히 다른 경쟁사를 압도할 수 있으니 기본기에 더 신경 쓰는 것도 현대에게는 좋을 것 같네요. (뭔 소린지...요즘 야근 연속이라 이해 부탁합니다.ㅡㅡ;)
그래서 결론은? 저라면 옵션보단 가족 세단은 안전에 더 투자하고 싶다면 알페온, 만약 혼자 탄다면 그랜저 5G입니다. 뭐 돈이 많다면...둘 다 가지고 싶다! 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차 욕심이 많아서 ㅡㅡ;)
P.S: 그랜저 5G가 안전하지 않다고 오해할 이야기가 있어서 추가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그랜저 5G와 알페온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승객 안전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마지막에 이야기한 것은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만 생각해 주십시오. 절대로 그래저 5G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오해가 생길 요소를 그냥 노출되어 살짝 문제가 되었는 것 같습니다.
그랜저 5G와 알페온 모두 안전한 차량이고 직접 시승해보시면 우너하시는 차종이 바로 결정되실 겁니다.
특징이 확연히 차이나기 때문이죠.
^^ 감사합니다. 불필요한 오해는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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