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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oon's/Diary

코로나19(COVID-19)의 직격탄은 내가? - 베트남 격리소 일기(1)

2월 중 서울 경기에서 일을 할 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대구가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했었다. 모두 나를 걱정하는 이야기였지만 스스로 그런 상황에 대해서 체감할 수 없어 '괜찮다'는 대답만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대구 본가에 갔다가 다시 일하러 서울에 오고 그랬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의 영향을 극히 적게 받는 곳에 나는 살고 있어 더욱 무감각하게 했다.

마스크를 사려고 달려가, 긴 줄을 서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어색했다.

나는 베트남과 한국을 자주 왕래하면서 일을 한다. 몇 년간 일을 정리하면서 베트남에서는 마케팅과 세일즈 디렉터로 일을 하고 한국에서는 레이싱 드라이버, 인스트럭터, 해설가, 칼럼니스트, 마케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내가?

 

중국에 대한 소식을 항상 귀를 열고 듣고 있기 때문에 작년 11월부터 새로운 바이러스가 돌고 있고 이것이 조금 위험한(?) 바이러스이다. 라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다. 그 당시에 코로나19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사스와 유사하다는 이야기만 본 기억이 있다. 나는 중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바이러스 중에 '사스'라는 것도 경험했기 때문에 그 알 수 없는 감기바이러스가 이렇게 전 세계에 영향을 줄지 예상하지 못했다.

또 하나의 새로운 감기가 유행하나 보다 생각했지...

 

그 기사에서 본 바이러스가 바로 코로나19였다. 생각보다 빠르게 전 세계로 그리고 한국으로 흘러들어 왔고 무엇보다 대구에서 일어난 모 종교집단의 집단 전파사례는 2020년 내 계획의 많은 부분을 수정하게 하는 결정타를 날렸다.

 

베트남은 종교단체 집단 감염사태로 매일 한국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을 보고 한국인에 대한 유입 방지정책을 매일 하나씩 더 강도 높게 추가했다. 날짜순서와 상관없이 이야기하면 여행 비자를 중단하고 입국시 14일 시설 또는 자가 격리, 입국 거부, 비행기 탑승 불가, 코로나 바이러스 음성 판정서 제출 의무, 의심 환자와 격리 수용소를 주요 도심과 멀리 두기 위해 호치민과 하노이 공항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강력한 코로나19 유입 방지 정책을 펼치게 된다. 이 글을 수정하고 있는 3월 30일까지  한국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베트남에 전파한 케이스는 아직 없다. 그리고 3월 22일 기준 외국인은 베트남에 입국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런 변화하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일정을 조율했지만 쉽지 않았다. 

인천공항이 운영되고 매년 여러 차례 오지만 이렇게 주차장이 한산한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예민해지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나는 베트남에서 새롭게 직장을 옮길 기회가 생겼고 가능하면 베트남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매일 엄격하게 바뀌는 각 나라의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처음 계획은 아이도 같이 베트남에 들어가는 것이어서 더욱 고민이 많아졌다. 

 

집에서는 아이와 같이 가지 못하다. 아니다 같이 가라..., 손녀딸의 건강과 심리적인 안정감 그리고 혹시 모를 상황 등 모든 것이 부모님에게는 근심과 걱정이 되었다. 이렇게 며칠을 밤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베트남 입국 정책이 매일 같이 바뀌어 어느 기준으로 대응해야 정상적으로 입국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입국할 수 있는 정확한 조건을 알아냈고 거기에 맞춰 대비 서류를 준비해 티켓팅을 했다.

 

그러나 2번이나 운항 취소로 비행기를 탈 수 없었고 다음 비행기를 티켓팅할 때는 베트남은 호치민과 하노이 공항에 착륙을 불허했다. 베트남에 들어가면 무조건 14일 격리해야 하고 호치민에서 3~4시간 덜어진 공항에 착륙한다니...어휴...

 

하노이에서 착륙한 한 번의 케이스를 제외하고 대부분 군 병원이나 군부대, 기숙사 등 임시 격리소에서 여러 사람이 집단으로 시설 14일 격리가 되었다. 그중 나름 희망적인 소식이 있었는데, 경유로 호치민에 들어간 사람 일부가 시설 격리가 아닌 자가 격리를 받았다는 것이다. 물론 자가 격리는 운이다. 가봐야 알 수 있는 한마디로 모험이었다.

 

부모님의 허락을 얻어 아이와 함께 인천 - 방콕 - 호치민 경유 비행기를 구했다.

언제나 나의 비행기 여행 파트너는 첫째 딸이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고 새로운 비행기를 탄다고 신나있다.

제발 자가 격리로 가자...격리되도 집에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