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기다리다 지쳐서 다른 차를 선택하게 만든 말리부 디젤이 뒷북치고 있습니다....아...
늦게 출시되어 중형 자동차 디젤 시장에 많은 파장을 주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보다 오히려 디젤을 기다리던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저도 참 궁금해했던 차였습니다.
많이 늦어서 또다시 2세대에 걸친 경쟁에서 말리부가 살아 남을 수 있을지 장시간 말리부와 함께하면서 느껴보았습니다.
*YF에서 이제는 LF와 경쟁...
말리부 디젤은 외형만 봐서는 디젤과 휘발유 모델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소리로만 디젤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가 시승한 모델은 말리부 디젤 모델에서는 풀옵션 모델로 LT 디럭스 + 원터치 세이프티 전동 선루프 + 내비게이션 & 세이프티팩이 적용된
3233만원이나 하는 고급 모델입니다.
외형에서는 많이 아쉽게도 LED 테일램프와 HID 헤드램프는 적용할 수 없고 거기다가 18인치 휠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외부 디자인에 상당히 민감한 분들은 HID를 제외하면 모두 에프터 마켓에서 적용 가능한 아이템이긴 합니다.
물론 좀 비싸겠죠? ^^ 개인적으로 말리부는 측면 디자인이 심심해서 아쉽게 느껴지는 것이 있는데, 뭐 이건 취향 문제이니~ 패스~
말리부 디젤 실내로 들어오면 특유의 쉐비 그린톤 칼라로 고급스럽게 실내를 밝혀주고.
도어트림은 특별히 가죽을 많이 사용하지 않았지만, 시각적으로는 저렴한 느낌은 들지 않도록 잘 처리했습니다.
말리부는 시트는 오스카(OSCAR)라는 시뮬레이션 도구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정말 시트 착좌감이 좋습니다.
해드룸 각도와 페달 위치, 운전대, 리어뷰, 미러,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기타 사양을 최적을 위치로 했다는 것의 초기 GM의 이야기입니다.
최근 YF 소나타도 이런 디자인에 대해서 많이 신경쓰고 있어서 아직 못타본 YF 소나가 참 궁금하군요.
알페온에도 없었던 오토크루즈와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운전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능이 추가되어 있어 옵션만 본다면 오히려 알페온보다 훨씬 편합니다. (후측방 경고 시스템은 정말 유용해서 탐이 나더군요. ^^) 그리고 시크릿 큐브 내부 온도도 떨어져서 사용하기 참 좋아졌습니다. 휘발유 모델과 비교하면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AQS 공기순환 시스템이 빠진 것은 아쉽군요.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오스카 엔지니어링으로 완벽한 실내를 구현했어도 스티어링에 텔레스코픽 옵션이 빠진것은 참 아쉽습니다.
나중에 넣어 주려나요? ^^
말리부 디젤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탁월하다.
말리부에는 에코텍 디젤엔진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최고 156마력, 35.8 토크 출력을 뿜어내는 이 엔진은 '2014년 워즈오토 10대 엔진으로 선정될 만큼 기본기는 확실합니다. 독일 오펠사 생산된 에코텍 엔진은 보통 2.0 리터 디젤엔진보다 고출력은 아닙니다. 아마도 내구성과 실용성에 더 초점을 두고 기획된 엔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추월 구간에서는 오버 부스트 기능으로 최대 38.8 토크(마력으로 약 180 마력을 상회 할 듯)까지 엔진 출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절되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편하고 부드러운 출력과 높은 연비를 보여주고 필요시 더 높은 출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보령 머드미션을 버리고 캐딜락, 오펠, 볼보, 랜드로버, 푸조 등과 같은 유명 메이커에서 사용하는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하여 두었습니다. 1단과 2단에서는 조금 애매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빠르고 정확한 변속으로 트게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초기에 전반적인 엔진 진동이 많이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것이 약간의 아쉬움이지 파워트레인 조합에서 나오는 가속 성능과 응답성 그리고 실제로 체감하는 연비 등, 파워트레인 만큼은 함부로 불만은 가질 수 없는 수준입니다.
시승하면서 말리부 디젤 파워트레인이 똑똑하다고 느낀 것이 내리막 구간에서 알아서 엔진 브레이크가 동작할 수 있도록 변속을 지연시키는 부분은 초보 운전자에게 상당히 유용한 부분이라 생각되더군요.
<정체 구간과 공회전 시간이 많이 포함되어도 이정도? >
실제 연비는 평소 제가 출퇴근하는 서울 도심 구간에서 대충 다녀도 16.5 km/ℓ, 고속도로에서 마구 쏘고 다녀도 12.5 km/ℓ, 장시간 약 6시간 이상 공회전하고 고속 도로 주행과 간간히 연비 주행을 한 결과도 14.5 km/ℓ, 그냥 마음먹고 주행하면 20 km/ℓ이상을 보여주더군요. 진짜 탐납니다.ㅠㅠ
<무게 줄인다고 보통 리페어 공구를 넣던데...이정도 넣어도 연비는 자신 있다?>
말리부의 주행 감성은 다들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디젤은 조금 다르네요.
우선 전반적인 승차감은 비슷합니다. 디젤과 휘발유를 나눠서 이야기하기에는 엔진이 변경되면서 운전자가 느끼는 수준일 뿐이었습니다.
특히나 가속감은 재미났습니다.
무난하면서 정확한 변속이 디젤차를 운전하면서 느낄 수 있는 변속 후 멍~ 한 느낌을 많이 상쇄시켜 주었기 때문에 주행 중에는 디젤이라는 느낌보다는 힘 좋은 휘발유 차를 타는 느낌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저속에서는 엔진 가속 진동이 느껴지지만, 속도가 조금 높아지면 금방 사라지는 것은 여타 다른 브랜드와 비슷합니다.
일반 시내 주행에서는 조금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었는데, 막히는 길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 할 경우 엔진 진동과 가속시 툭툭! 때리는 진동은 출력이 높은 말리부 디젤에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을 줬습니다.
불규칙한 노면이나 과속 방지턱은 동급 자동차 대비 바퀴가 노면을 잘 따라간다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물론 최상급! 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같은 등급에서 좋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티어링휠 조작감도 부드럽고 적당히 묵직해서 안정감은 주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조작 느낌도 특별히 모난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전체 무게 대비 브레이크 용량이 적아서인지 고속에서 꾸준한 감속을 할 경우 디스크로터가 떨리는 듯한 소음과 진동이 발생합니다. 이는 쉐비 자동차들의 공통점이라 조금 보강을 해주면 좋을 것 같네요.
처음에는 예전에 제가 시승한 말리부와 달리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하고 같은 코너를 힘겹게 돌아간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법으로도 같은 구간을 주행하면서 차이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일단 엔진 파워가 가속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거의 언더스티어 성향을 느낄 수 있었고 가속도 감속도 아닌 상태에서는 예전에 말리부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 그대로!! 그리고 엔진 브레이크를 걸면 이때도 기존과 비슷한 느낌을 제공했습니다.
종합적으로 언더스티어 성향이 강합니다. 아마도 디젤의 토크 때문에 아무리 약하게 가속을 하면서 돌아가도 기존보다는 조금 더 언더시티어 특성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건 조금 아쉽네요. ^^
서울-대구-영암-서울-일산 등 많은 곳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기름 값은 참~ 가볍네요. 아...;;
말리부의 마지막 펀치라고 할 수 있는 말리부 디젤은 우수한 파워트레인과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뛰어난 연비는 한번 더 시선을 주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말리부는 YF 쏘나타에 대응하다가 이제는 LF 쏘나타를 대응해야 합니다. 항상 이런 상황이 되는 것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오래된 차라는 인식이 생기게 되고 결국은 판매량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니 말이죠.
항상 뒤늦은 대응과 그에 맞는(?) 이상한 가격 정책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쉐보레가 시기는 늦었지만 나름 합리적인 가격인 말리부 디젤로 부활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입니다. 2014년형 말리부 디젤은 이미 완판! 2015년 형이 곧 출시된답니다. 아마도 약간의 가격 상승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도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될 것 같네요.
그나저나 LF 쏘나타가 그렇게 좋다면서요? ^^
사진/글 : Sgoon(에스군) 이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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