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2주 살아보자! - 베트남 격리소 일기 (4)

2020. 4. 2. 08:43 - Mr.Steve Steve J.U. Lee

베트남에서 격리가 되지 않으려면, 14일간 제3국에서 머물면 된다. 그래서 다시 방콕으로 나와 아이가 힘들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엄마와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어쩔 수 없이 내 생일에 '방콕 2주 살기' 선물을 받았다. 물론 순수 비행시간만 9시간을 타고 방콩에 온 것은 안 자랑....

유니클로를 가기위해 들린 CentralPlaza

14일간 방콕의 일정을 요약하면...

 

대부분은 호텔에서 머물렀고 혹시나 잠깐 나갔다 오면 빨래의 요정이 다녀가서 항상 손빨래로 세탁해야 했다. 그리고 첫째 아이는 가끔 밤에 배고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어 편의점 음식이나 그랩 푸드로 해결해야 했다. 처음 숙박한 곳은 약 21,000원에 조식까지 나오는 괜찮은 호텔이었다. 5일쯤 빨래하고 밥을 챙겨주니 주방과 세탁기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밥과 빨래의 편리함을 위해 서비스 아파트 형식의 호텔로 이동했다. 위치도 도심과 가까워 대중교통으로 관광지를 갈 수 있으니 오히려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었고 특히 욕조 목욕을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두 번째 숙소는 집같이 편했다.

방콕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에 호텔 밖은 위험해...여기서 아프지 말고 안전하게 베트남에 들어가겠다는 신념 하에 하루의 대부분을 호텔에서 보냈다. 

아이가 보트 버스를 좋아해서 여러 번 탔다.

약간 주요한 관광지를 가긴 했는데, 제일 아쉬운 것은 먹거리 천국이라는 방콕에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못 먹어 본 것은 아쉽다. 

방콕 짝뚜짝 옆 무료 어린이 박물관은 다양한 체험과 과학 교육도 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사진은 그냥 Kids 카페...

거의 10일 일정이 마무리될 때쯤 방콕에서 격투기장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 제발 내가 들어가기 전까지만 베트남에서 출입통제를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베트남에 들어가기 위한 정보전쟁!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제3국을 통해서 경유해 14일 체류를 생각하거나 나중에 14일 체류 후 격리가 되지 않는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나와 같이 제3국에서 머무는 사람들이 많았다. 방콕에 머물면서 첫 번째 하는 일은 무조건 정보를 찾는 일이다. 나는 직접 공항 관계자와 영사관을 통해서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고 덕분에 마음은 편했다. 하지만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베트남의 입국정책은 내가 확인받은 날과 달리 매일 같이 바뀌고 있었다. 계속 어떤 변화가 있는지 주변국의 변화는 없는지 모니터링을 해야 했다. 

 

베트남 긴급 공문으로 바뀌는 정책을 저녁 10시~새벽 1시 사이에 발표했다. 처음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정책이라 걱정을 많이 했지만, 일주일 가까이 모니터링하니 어떻게 바뀔지 예상되어 졌다. 그리고 가끔 예상 밖의 정책이나 모호한 정책은 대한민국 베트남 영사님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었다.

 

3월 16일쯤 되었을 때, 왠지 베트남이 방콕에서 입국자를 격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어쩔 방법이 없었다. 14일은 지나야 베트남에 들어갔을 때 격리를 피할 수 있으니 말이다. 내 소망과 달리 2020년 3월 17일 저녁 베트남어로 된 공지문이 나왔다. 미국과 아세안 국가를 포함해 모두 14일 격리 조치를 하겠다고 말이다. 나는 18일 바로 딱 14일째 되는 날이라 이러나저러나 14일 결리를 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다.

 

이런 정책이 나오면 영사분들이 아무리 해결하려 해도 기본적인 큰 틀은 정책을 따라갈 수 밖 없다. 

 

갑자기 취소된 호치민행 비행기표...

 

17일 저녁에 발표된 정책을 보고 고민을 잠시 했다. 격리 시설에 대한 정보는 이미 입국한 한국분들을 통해서 접하고 있었고 우리 첫째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늦은 시간까지 가족들과 고민하고 다음 날 아이에게 물었다. 

 

<나> 한국에 돌아갈까? 저번에 베트남에 갔을 때 아저씨들이 엄마 못 보게 했잖아 이번에도 또 격리소에 가야 한대...

<아이> 베트남 갈래...근데 격리소는 싫어...

<나> 진짜 한국 안 가고 베트남 갈꺼야?

<아이> 응...

 

아이는 베트남에 가려는 결심이 확고했다. 대신 격리소는 싫다고 한다. 그래서 격리소 사진을 몇 장 찾아서 보여주면서 캠핑으로 이야기를 바꾸어 사진을 보여줬다. 

 

<나> 베트남에 가면 우리 집에 가기 전에 캠핑을 해야 해

        거기 가면 아저씨들이 연도 날려주고...

        밥도 먹고 산책도 해...

<아이> 카이트(Kite) 아저씨들이 줘?

            가면 텐트도 치고 그래? 밖에서?

            플레이그라운드에서 놀아?

<나> 응, 카이트도 날리고 텐트도 쳐...

        대신 텐트는 실내에서 칠 꺼야...

<아이> 흠...나는 밖에서 하고 싶은데...

숙소에서 가까운 Big C 마트, 역시 마트도 한국이 좋다!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아 격리소에서 필요한 옷과 신발, 음식 목록을 만들어 18일에는 장을 봤다. 21일 비행기라 18일에는 간단하게 장을 보고 짐을 정리한 다음 방콕을 떠나기 전에 19일과 20일은 아이가 여기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계획과 추가 물품을 사는 것으로 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18일 11시 50분 21일 비행기 티켓 취소 메일을 받고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이 상황을 나는 12시 50분에 확인하고 바로 와이프와 이 상황에 관해서 이야기했다. 우리 베트남이 곧 모든 나라의 비행편을 중단할 것이라는 예고로 받아들였다. 급하게 19일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니 오전과 오후 비행기가 있었고 나는 오전에 옷을 좀 더 준비하고 오후에 타면 좋겠다 했다. 내 생각과 달리 와이프는 이미 이런 경우 오후 비행기는 취소될 확률이 높으니 오전으로 가는 것을 권했다.

 

고민 끝에 오전 비행기 발권을 와이프에게 부탁하고 아이가 곤히 잠자는 것을 뒤로하고 모든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더 사야 할 물품은 다 내가 필요한 것이어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아이를 깨우기에 앞서 먼저 샤워를 했다. 보름 정도는 따뜻한 물 샤워를 할 수 없다. 

이제 모든 준비를 끝내고 아이를 깨워 옷을 입히고 방콕 수완나품 공항으로 출발했다. 

호치민행 비행기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아이가 그린 그림...

방콕도 항공편이 많이 줄었는지 공항이 한산했다. 공항에서 수속을 끝내고 비행기를 타려고 할 때 쯤...

 

와이프에게 문자가 왔다.

 

" 오후 비행기 취소가 되고 있어요."

 

휴...안도하는 한숨과 함께 비행기는 호치민 공항을 향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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